신태용호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필승요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선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북한과의 2017년 동아시안컵 2차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은 "뉴페트로호프호텔과 스파르타크구장을 각각 숙소와 훈련장으로 사용한다"며 "본선행이 확정된 직후 조직위 측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 1순위 후보지로 신청했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직접 현지 답사를 실시한 뒤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수도 모스크바에 이은 러시아 제2의 도시다. 과거 러시아제국의 수도였고 구 소련 시절에는 '레닌그라드'로 불렸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관광도시이자 항구도시로 484만명(2010년 기준)의 인구를 자랑한다. 지난 2010년(남아공 루스텐버그), 2014년(브라질 이구아수)과 비교하기 어려운 대도시다.
다양한 여건이 고려됐다. 본선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를 니즈니노브고르드(스웨덴전), 로스토프온돈(멕시코전), 카잔(독일전) 모두 이동거리가 상당하다. 기후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로 대규모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1, 2차전 개최도시로의 이동에 제약이 없고 연평균 기온도 16도로 3개 도시와 2~5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잉글랜드 대표팀도 이런 점을 들어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로 선정한 바 있다.
신태용호는 숙소인 뉴페테르호프호텔을 대회 기간 모두 활용한다. 3개동 중 2개동을 숙소로 쓰고 나머지 1개동도 훈련 및 미팅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페테르고프 궁전 인근 분수공원에 위치한 호텔은 선수들의 휴식에 방해가 될 소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공항(30분), 훈련장(15분)과의 거리도 멀지 않아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조건이다.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구장 역시 전력 담금질에 최적화되어 있다. 주변 군사시설로 주변 고층 건물이 없고 평소에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기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조 팀장은 "선수단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훈련하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케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훈련장 그라운드는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경기장과 같은 품종이기 때문에 활용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위도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름 '백야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 축구협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대회 기간인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평균 일출은 오전 4시40분, 일몰은 오후 23세24분이다. 이에 대해 조 팀장은 "신 감독이 호텔 내 커튼 재질이나 색까지 직접 체크할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신태용호는 내년 6월 초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발을 내디딜 전망이다. 5월 중순 국내에서 친선경기 겸 출정식을 갖고 유럽 현지 적응을 위해 1차 전지훈련 및 평가전을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일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 5일 전까지 각 팀이 베이스캠프로 합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태용호가 6월 14일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감안하면 6월 초 이동이 유력하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