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바라보던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도BS연맹) 조가 급거 귀국했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봅슬레이대표팀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봅슬레이대표팀은 지난 5일 독일에서 돌아왔다. 이 용 총감독을 비롯한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봅슬레이팀이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는 것보다 국내에서 훈련에 매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원윤종 서영우 등 봅슬레이팀을 5일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9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벌어진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30개 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우선 오는 15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릴 월드컵 5차 대회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좋지 않은 몸 상태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윤종-서영우 조가 지난달 말 캐나다 휘슬러에서 펼쳐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공식 훈련에도 불참했다고 하더라"고 귀뜸했다.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원윤종-서영우 조는 2016~2017시즌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메달은 지난해 12월 3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따낸 동메달이 전부였다. 월드컵 2차 대회부터 4위→5위→8위→8위→16위→11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3월 평창에서 열린 올림픽테스트 이벤트 겸 월드컵 8차 대회에선 5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월드컵 7개 대회에 출전, 5차례 1위를 차지한 라이벌 프란체스코 프레드릭(독일) 조와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이 감독은 부상과 체력 문제를 꼬집었다. 브레이크맨 서영우가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월드컵 1차 대회에 맞춰 컨디션과 체력을 끌어올리는 한국 선수들에 비해 시즌 중반부터 체력이 올라오는 유럽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원윤종-서영우 조도 올 시즌만큼은 체력과 컨디션을 내년 2월 평창올림픽에 맞춰 나가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감독은 지난 10월 24일 캐나다 캘거리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까지 해왔던 방식과 정반대로 80%부터 시작해 올림픽에서 100%를 맞출 것이다. 월드컵에선 80~90%의 힘을 써서 비축한 힘을 올림픽 때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쏟아 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과정인 월드컵에서의 전략은 3~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0위를 기록한데 이어 2차 대회에서마저도 13위에 그쳤다. 3차 대회에선 6위로 선전했지만 좀처럼 훈련 성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이어갔다. 결국 이 감독은 칼을 꺼내들었다. 원윤종-서영우 조를 급하게 귀국시켜 정작 결과물을 내야 할 올림픽까지 남은 2개월여를 국내 훈련으로 전환시켰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풀어야 할 숙제가 또 하나 남아있다. 올림픽에서 탈 썰매는 결정하는 것이다. 기존 오스트리아 발러 썰매를 포기하고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국산 썰매와 기존 라트비아산 BTC 썰매로 추렸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월드컵 1~3차 대회에선 선수들에게 익숙한 BTC 썰매를 탔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을 이어가면서 두 썰매의 기록을 따져 올림픽 선수 등록 기간인 다음달 중순에 한 가지 썰매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윤종-서영우 조의 빠른 귀국이 평창올림픽 금메달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