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치열함'이었다. 그는 축구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기성용을 9일 영국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에서 만났다. 이날 스완지시티와 웨스트브로미치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경기가 있었다.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완지시티는 1대0으로 승리했다. 최근 8경기 무승(1무7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기성용을 만났다.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추첨이 끝난 뒤 언론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조추첨 이후 반응부터 물었다. 기성용의 답변은 '담담'이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담담하했어요."
독일의 존재에 주목했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3승을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팀이다. 전력상 가장 앞서있다.
" 조추첨을 본 것도 세번째다. 사실 일본조(H조-폴란드, 콜롬비아, 세네갈)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조는 만만치 않다. (이)영표형도 인터뷰했듯이, 사실 월드컵은 모른다. 어떤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참가했던 월드컵을 보면 강팀들이 탈락했던 일들이 많이 있었다. 독일은 다르다. 꾸준하다. 제가 봤을 때 충분히 무리없이 16강에 갈 거다. 나머지 1개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한다."
결국 해답은 첫 경기였다.
"스웨덴과 멕시코도 우리보다 뛰어난 팀이에요. 첫 경기에 올인해야합니다. 다른 2경기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 뒤로는 현실적으로 제가 생각했을 때 어려워요. 모든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첫 경기에 어떻게는 승리하도록 노력하는게 목표에요. 일단 다른 거 신경안쓰고 첫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게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거기서 이긴다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게 가장 현실적이니까요."
이번에는 철저한 도전자다. 그 어느때보다도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다.
"조추첨되고 나서 우리 조를 보다가 다른 조를 한 번 봤어요. 이 조에 들어가면 어땠을까라고도 생각했어요. 사실 만만한 조는 없어요. 대한민국이라는 팀은 항상 월드컵에서, 랭킹으로 따지면 가장 밑에 있는 팀이잖아요. 첫 경기에 일단 모든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조로 가도 똑같은 상황이에요. 월드컵은 그렇더라고요.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야 해요. 자기 축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열한 경기가 되지 않을가 싶어요."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기성용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첫 월드컵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었다. 한국 축구는 이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원정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당시 기성용은 21세였다. 막내급이었다. 부담이 덜했다. 형들의 도움 아래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16강 진출의 달콤함을 몸으로 느꼈다.
4년 후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악몽이었다. 한국 축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그로부터 2년 후 한국 축구를 향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컸다. 기성용의 어깨도 무거웠다. 팀의 허리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1무2패. 탈락이었다.
"2010년에는 대표팀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 전에 펼쳐진 친선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잘했어요. 선배 후배간 신구조화가 좋았고요. 팀 자체가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리스가 만만한 팀이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우리가 좋은 경기 했어요. 2014년 월드컵은 아쉬워요.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아요. 골도 넣었죠. 그걸 못 지켰네요. 골을 못 넣으면 월드컵에서는 한 방 먹을 수 있어요. 상대도 다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이번에는 준비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4년 전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 결국 스웨덴전이 중요하다.
"스웨덴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에요. 우리는 잃을 것이 없어요.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말로 준비하자가 아니라 100% 선수들이 준비되어있어야 가서 부딪혀볼 수 있어요. 그러지 않다면 쉽지 않은 무대가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