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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 한복판에 야구장, 응원이 소음될수도...상생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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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에 홈구장은 전국에 걸쳐 9개고 홈경기만 팀당 72경기다. 말하자면 야구장 주변에 사는 이들은 연중 72일은 무조건 야구장의 응원소리에 시달려야한다는 말이다. 물론 잠실야구장은 144일이다.

이에 관한 판결이 처음 지난 7일 나왔다. 지난 2014년 3월에 개장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주변 아파트 주민 665명이 광주시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소음과 빛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6억26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패소. 7일 광주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허상진)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2005년 8월에 아파트가 신축되기 전인 1982년부터 2013년까지 프로야구단 홈구장으로 사용된 무등야구장이 주변에 있었고, 챔피언스필드는 2014년 3월에 무등야구장 옆에 신축됐기 때문에 원고들이 아파트에 입주하며 경기로 발생하는 소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광주시와 구단도 각각 신축 설계 및 시공, 경기장 운영에 관련해 소음을 줄이려는 충분한 노력을 했다"고 했다.

또 "야구장의 소음은 경기를 하는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발생하며, 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법상 생활 소음 규제기준이 없다. 민사상 '참을 한도'를 넘는 위법한 침해행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야구장은 주민들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고, 국가적으로도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시설물로서 공공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참을 한도'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야구장의 소음과 빛, 교통 혼잡 등으로 인해 원고에게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프로야구 홈구장들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우가 많다. 고척스카이돔처럼 앞뒤가 학교들로 둘러쌓여있지만 돔 형태라 예외인 경우를 제외하면 잠실, 부산, 광주, 창원, 수원 등 5개 구장이 아파트에 둘러쌓여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도 아파트는 아니지만 주거지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소음의 피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뿐이다.

하지만 6개 구장이 자리잡은지가 이미 꽤 오래전 일이라 주변 주민들도 특별히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잠실야구장은 예외적으로 주변 아파트의 민원으로 인해 오후 10시 이후에는 응원에서 앰프를 이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야구팬들에게는 가슴을 들뜨게하는 응원소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 주민들에게는 소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야구장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판례가 나왔으므로 당분간 야구팬들의 응원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