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내년을 외부 수혈없이 치른다. 황재균 강민호 손아섭 민병헌 등 대어급 FA들의 계약후 FA시장은 숨고르기 중이다. 초대형 FA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를 겨냥하는 가운데 준척급들은 갈 곳을 잃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여전히 외부FA에 관심이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 수년간 스토브리그 '큰 손'으로 군림하던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빈 손'이다. 그나마 지난해는 윌린 로사리오-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세명의 특급 외인에 발표액 기준 480만달러를 쏘았다. 내년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도 '가성비'가 테마다. 키버스 샘슨은 총액 70만달러, 제이슨 휠러는 총액 57만5000달러다. 둘의 연봉 총액을 합쳐도 올시즌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의 몸값에도 못 미친다. 곧 합류할 외국인 타자도 적정 수준 계약이 예상된다.
팬들은 걱정반 기대반으로 한화를 바라보고 있다. 내부 육성과 장기 비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지난 10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의 암흑기가 더 길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한 대형FA의 한화행 소문이 돌았다. 팬들의 기대가 '카더라' 통신에서 정설로 굳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5일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올해는 진짜 여기서 이적 시장 문을 닫는다. 새로운 선수 영입은 없다"고 못박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나도 모르는 선수 영입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있는 선수들 속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 우린 결코 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의 냉랭한 스토브리그 행보는 이미 시즌중에 예상됐다. 한화 그룹과 한화 이글스 구단은 수년간의 전폭적인 투자에 있어 방향성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최소한 올해는 외국인 선수 뿐만 아니라 외부FA를 잡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용덕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선물은 없다는 뜻이다. 한 감독은 취임전 구단의 방향설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공감했다. 한화는 올가을 부상방지를 위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트레이닝 파트를 확충했다. 기존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인한 전력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외부수혈은 없다. 내부 경쟁력을 키울 수 밖에 없다.
한화의 홀로서기는 내년 시즌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까. 한용덕 감독은 분위기, 흐름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내년 4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