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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저글러스'첫방, '김과장'과 '내보스' 사이…승부처는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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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저글러스'가 첫 선을 보였다.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역전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시작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본이 재미있기로 입소문을 탄데다 '하이킥' 시리즈 성공의 주역인 최다니엘과 백진희를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4일 베일을 벗은 '저글러스'는 역시나 독특한 감각을 뽐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4일 방송된 '저글러스'에서는 남치원(최다니엘)과 좌윤이(백진희)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좌윤이는 미술관 큐레이터(성훈)와 썸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상사의 전화 공세에 데이트에 집중할 수 없었다. 썸남은 심지어 첫날 밤까지 상사의 전화를 놓지 못하는 좌윤이에게 질려 그를 떠났다.

하지만 좌윤이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상사 봉상무의 불륜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내연녀의 흔적이 묻은 상사의 셔츠를 바꿔치기 하기 위해 달리다 남치원의 차에 받혔으나 병원에 가자는 남치원의 제안까지 거절하며 달려 사건을 해결했다. 하지만 봉상무는 내연녀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았고 중요한 계약 자리에도 좌윤이를 대신 내보냈다. 좌윤이는 침착하게 헨리(알베르토)의 환심을 사며 계약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그를 남편의 내연녀라 오해한 봉상무의 부인이 등장해 머리채를 잡으며 파란이 예고됐다.

첫 방송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볼 때 '저글러스'는 KBS2 '김과장'과 tvN '내성적인 보스'의 중간지점에 선 분위기다. '김과장'은 사회 부조리를 꼬집은 블랙 코미디가 호평을 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고, '내성적인 보스'는 관계 부적응 보스와 오지라퍼 비서의 좌충우돌 오피스 연애사를 그렸으나 오버스러운 억지 설정과 일부 출연진의 연기력 논란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저글러스' 또한 언제나 을의 위치에 선 비서들의 스펙터클한 고군분투를 그리며 '김과장' 특유의 블랙코미디를 기대하게 만든 반면, 다소 오버스럽고 과한 설정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이에 시청률은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저글러스'는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투깝스' 5회와 6회는 각각 7.1%, 8.2% 시청률을 기록해 1위에 올랐으며 SBS '의문의 일승' 5회와 6회는 6.9%와 7.6% 시청률을 기록했다. '저글러스'는 최하위로 출발을 알린 것.

이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키는 역시 코미디다. '저글러스'는 첫 방송부터 B급 병맛 요소를 적절히 버무려 넣으며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붕 뜬 느낌을 조금만 줄인다면 갑을 관계를 꼬집는 신선한 블랙 코미디를 보여줄 가능성이 풍부하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주연을 맡은 백진희와 최다니엘은 각각 자신의 인생작인 '하이킥'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연기를 좀더 업그레이드 시킨 캐릭터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억울함의 아이콘으로 활약했던 백진희는 이번에도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누구도 그 공을 알아주지 않고, 심지어 내연녀로 오해까지 받는 좌윤이의 억울함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확실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까칠한 이지훈 선생으로 사랑받았던 최다니엘은 "진심이 안 담긴 말은 아무도 위로하지 않는다", "그쪽 내 스타일 아니다"라는 등 팩트 폭격을 날리며 냉미남의 탄생을 예고했다. 여기에 눈물을 뽑기 위해 혀를 깨무는 인교진, 언제나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는 강혜정 등 막강한 조연군단의 서포트가 더해져 유쾌하고 코믹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결국 첫 방송 시청률만 놓고 '저글러스'의 흥행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과연 '저글러스'는 역주행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