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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김성균, 섬세한 감정 연기…압도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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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광기 어린 분노 뒤에는 나약한 이면이 있었다. 김성균은 분노부터 외로움까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의 4회는 준서(진구 분)가 정혜(경수진 분)의 과거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북천을 둘러싸고 기서(김성균 분)를 견제하는 팽팽한 권력 구도로 극의 쫄깃한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이날 기서의 폭주가 또 한번 그려졌다. 기서는 자신에게 현실 정치를 배우라며 기서를 비난하는 초선의원인 김의원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기서는 김의원과 화장실에서 단둘이 마주하자 "김의원님 충고는 고마운데요. 왜 개깁니까?"라며 미소를 띄우던 모습에서 순식간에 눈빛을 돌변해 보는 이들을 뒷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특히 기서는 피투성이가 된 김의원을 걷어차며 "북천에서 정치는 이런 겁니다. 약한 놈이 개기면 강한 놈이 밟아준다. 이게 진짜 정치에요. 아셨어요?"라며 자신을 가르치려 했던 김의원에게 되려 살벌한 충고를 전해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한편 정혜의 죽음에 기서가 관련돼 있음을 계속해 의심하고 있던 준서는 기서에게 정혜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기서는 "처음에는 몰랐다. 사장이 말단 사원 일까지 신경 쓸 수는 없잖아"라며 과거 정혜와 얽힌 이야기를 밝혔다. 이후 어떤 여자 사원 하나가 회사 기밀을 빼내려다가 걸렸으며 이를 용학수(신정근 분)이 전해줬고, 잘 타일러 내보내라 지시했다고 준서에게 전한다. 하지만 준서는 "정말 그냥 내보라고 했다?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냥?"이라며 계속해서 기서를 의심하고 추궁했다.

이에 장기서는 와인잔을 내던지며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보는 이들을 서늘케 만들었다. 기서는 "용서할 수가 없었어. 나는. 내가 진짜 화가 나고 용서할 수 없었던 건 그 여자가 내 동생 준서와 결혼해서 살고 있었던 거야. 그것도 지 이름이 아닌 가짜 이름으로"라고 분노했다. 더욱이 "죽여버리고 싶었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기서는 과거 준서와 정혜가 행복하게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20년 만에 처음 네가 웃는 걸 봤다. 아버지에게 도망쳐 자기 인생을 망가뜨린 널 웃게 한 그 여자를 죽일 수 없어, 그냥 돌아왔다. 그 여자를 용서했다"고 전했다.

한편 용학수(신정근 분)은 기서 몰래 준서를 따로 불러 거액의 돈다발을 내밀었다. 이에 준서는 기서에게 "용아저씨를 조심해. 딴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거리를 둬. 아니면 아예 인연을 끊던가"라고 전한다. 이에 기서는 준서에게는 알겠다고 전하지만, 용학수 앞에서는 "워낙 본심을 안 드러내는 놈이라"며 걱정스런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기서는 "쫓겨났다. 니 형수한테"라며 한밤중 준서의 방을 찾아왔다. 준서의 옆에 누운 기서는 자신의 나약한 속마음을 준서에게 밝혔다. 기서는 "난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맞서는 니가 항상 부러웠어. 그런 널 아버지가 나보다 더 믿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홀가분했다. 그런데 니가 도망가는 바람에 내 기대가 다 물거품이 됐다"며 담담하게 고백한 뒤 "준서야 나 너한테 뭐든 걸 다 넘기고 도망가고 싶다"고 속내를 전했다. 더욱이 기서는 준서의 손을 잡고 "나도 너만큼이나 웃고 산 적 없어. 20년 만에 날 웃게 한 건 너야"라며 동생 준서를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이로써 과거 아버지 장범호(박근형 분)의 살인을 목격한 기서의 트라우마와 곪아있는 내면의 상처가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성균은 분노에 휩싸여 폭주를 하다가도 진구를 향한 형제애를 드러내는 형 '장기서'의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섬세하지만 시시각각 급변하는 눈빛부터 외줄을 타고 있는 듯 불안정해 보이는 '장기서'의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그려나가며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구축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4회 말미에는 북천 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성균(기서 역)과 김지훈(강문식 역)의 살인 누명을 쓴 진구(준서 역), 형제의 상반된 행보가 그려지며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jyn20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