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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쏟아진 기획 상품, SK 씨 뿌리는 공격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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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SK 와이번스는 다양한 기획 상품을 쏟아냈다. 일반적인 유니폼, 모자와는 달랐다. 선수나 팀 관련 기록이 나오면, 기념구와 기념 자수 패치를 만들어 판매했다. 팀 백투백투백 홈런을 기념하는 상품도 있었다. 대부분 한정판으로 제작해 판매됐다. 경기 라인업 카드까지 상품으로 올라왔다. 총 12개의 세트 중 10개가 팔렸다. 10만원이 넘는데도 팬들은 지갑을 열었다. 개막 6연패 라인업 카드는 모두 팔렸다. 일각에선 "구단이 너무 돈을 벌려고 한다"고 부정적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SK가 여러 기획 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고객들의 욕구를 정확하기 파악하고, 다음 시즌 더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기 위한 초석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 마케팅팀에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원 1명이 구단 상품, F&B(식음료 사업)를 동시에 맡았다. 계약 업체가 상품을 기획하면, 회의를 통해 구단 직원이 결정을 내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창원 구단주와 류준열 와이번스 사장은 구단 상품화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구단 상품화를 위한 TF(Task force)팀이 구성됐다. 'MD Biz'라 불리는 TF팀에는 직업 3명이 일한다. 상품화를 담당하고 있는 손정필 매니저는 "팬들의 니즈(needs)를 보고 싶어서, 기획 상품을 많이 내게 됐다. 테스트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구단은 지난해 관중수 3위였는데, 구단 상품 판매는 6~7위 정도였다. 구단 상품 매출이 큰 구단은 전국구 팬이 있거나, 지역 색채가 강했다. 물론, 인천도 지역색이 있지만, 다른 지역 만큼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 만의 운영 방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구단에서 하는 노력에 플러스가 있어야 한다. 구단주도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주문한다. 매달 한 번은 정기적으로 직접 미팅을 챙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끝까지 가도록 독려하고, 그래야 구단 역량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상품화도 그 지침에 맞춰서 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손 매니저는 "예를 들어, 박종훈 10승 기념 상품은 한정판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50개의 상품이 8분 만에 매진됐다. 라인업 카드는 1개밖에 없는 한정판이다. 테스트 차원에서 최 정의 1경기 4홈런 카드를 올렸다. 가격 측정이 어려웠는데, 10만원에 올리니 금방 팔렸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팬들이 원하는 게 있다"고 했다.

이제는 상품에 선수들의 스토리를 더 많이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TF팀 직원들이 직접 원정 경기에도 동행한다. 선수들과의 스킨십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 손 매니저는 "구단주와 대표께서 구단이나 선수 브랜딩에 관심이 많다. 선수들의 스토리를 반영한 상품들을 많이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더 많은 걸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감독,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도움이 되고 있다. 수많은 상품에 사인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장 박정권, 주축 선수 최 정 등이 솔선수범하니, 동료들도 잘 따른다. 팬을 중요시하는 트레이 힐만 감독도 구장 투어 행사 등에 발벗고 나선다. 선수와 프런트의 협력으로 구단 상품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손 매니저는 "부탁을 들어주고 도와주는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올해는 많이 배웠다. 아마 이번 겨울 준비를 통해 내년에는 더 좋은 상품들을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SK의 공격적 마케팅이 다음 시즌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벌써 궁금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