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11월과 10월 총 4차례 A매치를 통해 적잖은 소득을 있었다. 10월 유럽 원정에서 러시아(2대4)와 모로코(1대3)에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함께 갈 수 없는 선수들'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번 11월 콜롬비아전(2대1 승)과 세르비아전(1대1 무)을 통해 A대표팀에 '꼭 있어야 할 선수'와 '주전·비주전의 경계선에 있는 선수' 그리고 다시 '소집하기 힘든 선수'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내년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신태용호의 확실한 주전급 선수는 손에 꼽을 수 있다. 최전방 손흥민, 미드필더 기성용 권창훈 이재성 그리고 수비수 장현수 최철순 김진수 정도다. 이들을 빼고는 신태용호가 지탱하기 어렵다. 물론 이들도 부상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앞으로 7개월 동안 다치면 신태용호 최종 엔트리 승선이 어려워진다.
신태용호의 향후 경기력 업그레이드의 포인트는 경계선에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 상승이다. 미드필더 구자철 정우영, 수비수 김영권, 공격수 김신욱 이정협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이들의 경기력이 확실한 주전급 선수들 수준으로 올라와야 본선에서 세계적인 상대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구자철 정우영 김영권 김신욱 이정협은 신태용 감독이 버리기 아까운 재능들을 갖고 있다. 실제로 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구자철은 14일 세르비아전에서 동점 PK골을 넣었다. A대표팀에서 기성용 이근호 다음으로 풍부한 A매치(65경기 19골) 경험을 갖고 있다. 중원에서 플레이에 여유가 있고, 볼을 키핑할 수 있다. 하지만 구자철은 한창 좋을 때의 폼이 아니다. 순간 민첩성이 떨어져 방향 전환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다. 또 판단이 좀 늦을 때가 있어 흐름이 끊어진다. 정우영은 좋은 하드웨어(키 1m86)를 갖고 있다. 그러나 볼을 다루는 솜씨가 정교하지 못하다. 또 좀더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이 필요하다. 수비수 김영권이 설 수 있는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 한 곳이다. A매치 49경기 출전으로 경험은 적지 않다. 흔들림이 없어야 할 커리어다. 하지만 최근 A매치에서 계속 베스트에 2% 부족한 느낌을 주고 있다. 좀더 빠른 판단력과 안정적인 볼처리가 필요하다. 공격수 김신욱은 이번 A대표팀에는 소집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신욱은 장신(1m96)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그걸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효용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해야만 러시아 본선에 나갈 수 있다. 이정협도 마찬가지다. 색깔이 어정쩡하다. 쉼없이 많이 뛰든가, 확실한 골결정력을 보여주든가 아니면 헤딩을 김신욱 보다 잘 해야 한다. 이 선수들의 발전이 없으면 신태용호가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경기력의 한계도 콜롬비아전 이상 되기는 어렵다.
이번 A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공격수 황희찬과 미드필더 이청용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둘다 부상 없이 지금 보다 폼을 끌어올려야만 신태용호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