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11월 A매치 2연전, 성적만큼 관심을 끈 이들이 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승선한 토니 그란데,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 효과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2012 우승을 경험했고 레알 마드리드라는 빅클럽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호흡했던 화려한 경력을 떨친 이들의 합류는 벼랑 끝에 서 있던 신태용호에겐 든든한 원군이었다. 문제는 호흡이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진들 사이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지에 대한 물음표가 컸다. 되려 A대표팀 코칭스태프들과 '불편한 동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2연전을 통해 드러난 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그란데, 미냐노 코치는 소집 첫날부터 세르비아전을 마치는 순간까지 신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과 쉴새없이 호흡하면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스페인 대표팀 시절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분석했던 자료 뿐만 아니라 A대표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및 10월 A매치 2연전 분석, 그간 활용해온 훈련 프로그램 등을 정리해 신 감독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자는 시간을 빼면 (코칭스태프들이) 하루종일 붙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우려됐던 '특권의식'도 기우였다. 두 코치는 철저히 '2인자'를 자처했다.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팀에 왔음에도 이들에겐 언제나 감독의 의견이 우선이었다"면서 "입국 당시에도 '대표팀 소집 뒤 신 감독이 먼저 인터뷰를 하는게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고 하더라"는 일화를 전했다. 대표팀 관계자 역시 "소집된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더라. 합류 전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엄지를 세웠다.
두 외국인 코치의 적극적인 행보에 선수들도 화답했다. 소집기간 내내 이어진 미팅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투혼으로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했다. 그란데, 미냐노 코치가 제시하는 새로운 시각을 존중하는 자세는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이라는 효과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스페인에서 경험 많은 코치분들이 와서 도움이 많이 됐다. 전술부터 사소한 것까지 도움을 받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권창훈 역시 "미냐노 코치가 (훈련에 앞서) 프랑스(리그1)는 어떻냐, 프랑스어는 할 줄 아느냐 등을 물어보시더라"고 웃으며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았고 대표팀에도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짚었다.
첫 임무를 마친 그란데, 미냐노 코치는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기를 보낸다. 그란데 코치는 지난 10일 콜롬비아전 도중 태어난 4번째 손자를 보기 위해 스페인으로 잠시 떠난다. 2017년 동아시안컵 대비 소집때 돌아올 계획이다. 미냐노 코치는 국내에 남아 신 감독의 동아시안컵 구상을 보좌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