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병원선'을 마친 강민혁은 의외로 덤덤한 모습이었다.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세대 공감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강민혁은 극중 날 때부터 꼬인 데 없이 따뜻한 영혼과 탁월한 공감 능력을 타고난 곽현 역을 맡아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했다.
'병원선'이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을 만큼 대부분은 그의 연기에 만족한 분위기였지만, 일각에서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연기력이나 하지원과의 케미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으로 무조건 욕하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내 연기에 내가 점수를 내는 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나를 봐주시는 분들이 매겨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현장에서 늘 노력하고 집중하고 있다. 더 잘하고 싶고 욕심도 많이 난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수 있게끔 더 노력하고 부족한 걸 채워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도 많은 시선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작가님과 감독님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아시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주셨다. 힘을 잃지 않고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졌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앞으로 부족한 걸 채워가야 하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에 노력할 생각이다."
일부는 연기력을 떠나 뜬금없이 펼쳐진 러브라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병원선'은 송은재(하지원)와 곽현, 김재걸(이서원) 최영은(왕지원)의 사각 멜로로 극을 끌고 가더니 송은재와 곽현의 뜬금포 키스신으로 장르 전환을 알렸다. 또 종영을 2회 앞두고는 갑작스럽게 송은재의 암투병을 그리며 시청자를 놀라게 만들었다.
"처음 드라마 대본을 받았을 대부터 병원이 아닌 병원선이라는 특별한 주제였다. 30대 남녀가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일 하면서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들었다. 송은재와 곽현이 사랑에 빠진다는 걸 알고 있어서 서사를 쌓으려고 노력했는데 시청자분들에게 많이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 송은재 선생님이 암에 걸리는 설정도 원래 계획됐던 거다. 사실 나는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은재 선생님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님과 감독님, 하지원 선배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이 드라마의 주제가 성장이고 은재가 아프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씨엔블루라는 이름 때문에 강민혁이 처음부터 화려하게 주연을 꿰찼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사실 강민혁은 2009년 SBS '괜찮아, 아빠딸'로 처음 연기에 도전한 뒤 '넌 내게 반했어'(2011, MBC)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KBS2) '상속자들'(2013, SBS), '딴따라'(2016, SBS)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내공을 다졌다. 작은 역부터 시작해 주연 자리까지 한 계단씩 오르며 많은 걸 배웠고, 느끼며 성장해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향한 악플에도 대범하다. 그것에 기가 죽기 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내가 생각한 걸 했다고 생각했는데 담아내지 못해서 그게 나왔을 때 조금 아쉬웠다. 내 생각보다 더 표현을 많이 해야한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보시는 분들이 부족하게 느끼신다면 부족한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자신감만 가지고는 안되고 마음과 귀를 열고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청자 모니터를 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 드라마로 많이 배웠다. 의사들이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인데 나도 같이 성장한 것 같아서 이 드라마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큰 것 같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너무 따뜻한 드라마를 하게 돼서 나도 성장을 많이 한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 성장한 걸 보여 드려야 겠다는 의지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아직은 칭찬보다는 평가가 많을 시기고 위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잘 받아들여서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첫 주연이고 많은 걸 해보지 않았다. 아직은 내가 잘 하는 걸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배우로서 이제서야 첫 발을 디딘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많이 부딪혀 보는 게 답인 것 같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