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병원선'을 마친 강민혁을 만났다.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세대 공감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강민혁은 극중 날 때부터 꼬인 데 없이 따뜻한 영혼과 탁월한 공감 능력을 타고난 곽현 역을 맡아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했다.
"거제도에서 4개월 동안 머물며 촬영했다. 다 같이 내려가서 묵었기 때문에 전화 통화를 하는 것보다 만나서 얘기하고 회의도 많이 하면서 의사소통을 많이 하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회식보다 더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집돌이라 집을 너무 좋아한다. 해외 공연을 해도 시간이 나면 꼭 집에 들린다. 집에 잠깐만 있다 나와도 충전이 되는 느낌이다. 그 안정감을 느끼고 나와야 일도 잘 된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 배우분들과 단합이 잘 돼서 재미있게 잘 지냈다. 집 생활이 잘 생각나지 않을 만큼 즐겁게 지냈다. 끝날 때도 헤어지기 싫었던 촬영 현장이었다. 끝나자 마자 바로 일본 투어를 가게 됐다. 종방연도 참석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 오사카와 도쿄 투어를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된 것 같다. 공연 준비를 생각보다 많이 못 해서 불안했는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
곽현은 강민혁에게 있어 많은 '처음'을 안겨준 캐릭터다. 첫 남자주인공이었고, 첫 멜로물이자 메디컬 드라마이기도 했다. 묵직한 숙제가 한가득이니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지만, 강민혁은 부담감에 갇히기 보다는 그것을 즐기고 책임감을 가지려 했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부담을 책임감으로 바꾸던가 즐기던가 다른 걸로 승화시키려고 하는 편이다.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 촬영하는 순간은 즐겁게 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더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자문 선생님을 많이 만났다. 공보의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 직접 가서 보기도 하고 사진도 보고 다큐를 통해서도 봤다. 일반 의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그게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모든지 처음 하는 건 어렵고 서툴기 마련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면 안되기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주사를 놓는다거나 손동작 하나까지 현장에서 끊임없이 체크하며 촬영했다. 의학적인 부분에서 다시 촬영한 것도 많았다. 여유롭게 촬영하는 걸 배운 것 같다."
사실 시청자가 가장 걱정했던 건 하지원과의 멜로 라인이었다. 16세 나이차가 나는 하지원과 강민혁이 어떤 멜로를 보여줄 것인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섞였던 것.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고, 메디컬 드라마가 지나치게 러브라인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대다수는 강민혁의 첫 멜로 연기에 합격점을 줬다. 실제로 '병원선'은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엎치락 뒤치락 하며 시청률 전쟁을 벌인 끝에 결국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원 선배님이 워낙 밝으시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런 느낌은 받지 않았다. 대본 상으로도 한 살 차이밖에 안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나이차이를 느낀 적은 없었다. 친하게 지내고 나이에 대한 벽 없이 잘 지냈기 때문에 우리끼리는 괜찮았다. 시청자분들을 설득하는 게 우리 몫이라 생각해서 현장에서 더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다. 현장에서는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NG도 거의 없이 집중해서 촬영했다. 하지원 선배님의 성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는데도 너무 좋았다. 너무 편하고 에너지가 넘치셨다. 그래서 벽이 안 느껴졌다. 다가가기도 편했고 연기할 때도 벽 같은 것도 안 느껴졌다."
무엇보다 '병원선'을 통해 강민혁은 첫 키스신에도 도전하게 됐다.
"키스신도 NG없이 갔다. 몰랐는데 내가 순간 집중력이 좋더라. '상속자들'에서 입맞춤을 한 적은 있는데 멜로 드라마의 키스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떨리긴 했는데 촬영하는 순간 만큼은 떨리지 않았다. 대담하게 하려고 했다. 내가 리드하는 신이었고 남녀 사이에서 사랑은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만큼 얼마나 리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순간 만큼은 집중해서 촬영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