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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이재영의 눈물, 흥국생명 반전의 씨앗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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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흥국생명은 12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7-25, 25-20, 25-2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이재영은 눈물을 쏟았다. 이재영은 "그동안 모두 너무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올 시즌 시작 전부터 이재영은 흔들렸다. 허리 부상으로 몸도 편치 않았지만,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을 앞두고 진행된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의 인터뷰로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연경은 "이재영이 이번 명단에 포함됐어야 했다. 팀에서 경기 뛰고 훈련도 소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하면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했다.

김연경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계속된 차출로 인한 대표급 선수들의 피로누적 문제였지만, 비난의 화살은 이재영에게 집중됐다. 이재영은 '이기적인 선수'가 됐다. 이재영은 "허리, 어깨, 아킬레스 등이 안 좋아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었다. 특히 허리가 좋지 않았다"며 "운동을 잘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을 다친 이재영. 결국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재영이 주춤하자 팀도 부진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빛나는 흥국생명은 이날 GS칼텍스와 맞붙기 전 4연패를 당하며 리그 최하위인 6위로 추락했다. 이재영은 "너무 속상했다. 자존심도 많이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GS칼텍스전에서 펄펄 날며 그간 마음의 부담을 훌훌 털어냈다. 이재영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5득점을 때려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외국인선수 심슨이 1세트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일군 승리라 더욱 값졌다. 이재영은 "(심슨의 부상)조금 놀랐다. 하지만 이한비도 있고 다른 선수들도 준비돼있기 때문에 뭉쳐서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재영이)그간 너무나 큰 부담을 갖고 있었다. 본인이 해결해야 하고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라며 "이재영은 '잘 해도 본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라고 했다. 이어 "부상 등으로 60% 정도의 몸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운동을 제대로 못해 준비 제대로 안된 상태로 시작해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컨디션 끌어올리면서 좋은 모습 보이는 것 같다. 이재영은 아직도 매우 어린 나이다. 이런 과정들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KB손해보험이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1(25-18, 20-25, 25-17, 30-28)로 제압했다. 알렉스가 27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장충=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2일)

▶여자부

흥국생명(2승5패) 3-0 GS칼텍스(3승4패)

▶남자부

KB손해보험(5승3패) 3-1 우리카드(3승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