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지훈은 한마디로 '워커홀릭'이다.
김지훈이 연기자로 공식 데뷔한 건 2002년 KBS2 '러빙유'를 통해서다. 이후 '흥부네 박 터졌네' '토지' '황금사과' '위대한 유산' '며느리 전성시대' '천추태후' '별을 따다줘' '이웃집 꽃미남' '왔다! 장보리' '우리집에 사는 남자' '도둑놈, 도둑님'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대략적으로 평균을 내보면 1년에 두 작품 정도에 출연했다.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하는 배우라는 설명이 적절할 듯 하다.
"일하는 게 큰 낙이다. 촬영 현장에서 나왔을 때 제일 즐겁다. 잠 못자고 힘들 때도 있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은 많지만 정신적으로는 늘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겨웠던 시간도 연기를 하지 못할 때였다.
"원래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 성격을 타고났는데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가 소송하느라고 일 못했을 때다. 그리고 '왔다, 장보리' 끝나고 2년 정도 사무실 문제 때문에 공백기가 있었을 때가 스트레스가 제일 심했을 때다. 일을 하면서 리플래시 된다. 쉬는 동안에 금방 체력적인 건 회복이 된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쉬지 않고 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몰아서 일할 때가 있고 쉴 때가 있다. 그래서 그렇게 안 쉬고 일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일을 했다면 이렇게 즐기면서 일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너무나 잘 맞는 직업을 20대 초반에 선택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늘 새롭다. 작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역할을 하고 새로운 신들을 만나고, 과거 현재 미래에 내가 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로운 걸 접하고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다. "
15년 동안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던 비결은 뭘까. 연기에 대한 열정과 젊음을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외모도 기본적인 관리는 한다. 내 생각에 더 크게 작용하는 건 내면의 젊음을 유지하는 거다. 좋아서 일을 하다 보니까 즐겁다.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최대한 좋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즐겁게 살려고 하고 젊은 감성을 유지하려고 신경쓰면 나이가 들어도 어리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만큼 경험과 연륜이 쌓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부정적으로 생각해봐야 스트레스만 늘 뿐이다. 나는 타고난 타입은 아니고 노력형이다. 스무살 때 연기 학원에 다니며 연기를 배웠다. 그때 생각해보면 정말 못했다. 독백 수업부터 시작했는데 산넘어 산이라고 산을 하나 넘으면 첩첩산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많은 산을 넘어왔다. 그런 면에서 보면 노력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지훈은 앞으로 예능과 영화, 그리고 해외 진출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나는 예능이든 뭐든 좋은 프로그램이라면 MC를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영화도 많이 못해봤기 때문에 마음이 크다. 해외진출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어도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배우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인기를 끈다는 건 기쁜 일이니까. 거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신세계' 느낌의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 '도둑놈 도둑님'도 그렇고 어머님들에게 많이 어필했다. 이제는 어머님 말고 따님들의 여심 공략을 해보고 싶다."
이렇게 쉼 없이 일만 하면 연애와 결혼은 언제쯤으로 예정하는 걸까.
"아직까지 결혼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혼을 한다는 건 적어도 이 사람과는 평생 행복하게 가족을 꾸려서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혜로운 여자면 좋겠다. 나이를 떠나 많은 경험을 해봐서 삶에 대해 지혜로운 대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내 일의 특수성만 이해해준다면 같은 업계든 아니든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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