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과 kt 위즈가 1년 더 함께 한다. 성적을 떠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에서다.
kt는 3년 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김사율과 3+1년, 총액 14억5000만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었다. 1군 무대에 처음 진입하는 kt였기에 베테랑 투수가 필요했고, 롯데 자이언츠 시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안정감있는 투구를 한 김사율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세 시즌 김사율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첫 해 2015 시즌 21경기 승패 등 성적 없이 평균자책점 8.06에 그쳤다. 2016 시즌에도 25경기 1패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5.34로 부진했다. 올해는 조금 나아졌다. 19경기 3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7.27이었다. 나아졌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김사율 계약의 +1년은 구단 옵션이었다. 계약을 맺을 때 구단과 선수가 이런 조건을 채우면 계약이 연장되는 식이다. 성적이든, 출전 경기수 등 선수마다 각자의 조건을 건다. 함께 3+1년을 맺었던 박기혁은 꾸준한 활약으로 그 조건을 채워 +1년이 자동 연장됐다. 하지만 김사율은 처지가 달랐다. 세 시즌 성적이 보잘 것 없어 +1년 계약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kt는 2018 시즌에도 김사율과 함께 가기로 했다. 성적과 관계 없이 팀에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김사율은 올시즌 선발진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땜질 선발로 나섰다. 베테랑 투수 입장에서 2군에 있다 잠시 올라와 구멍난 자리를 메우고 또 내려가는 상황이 썩 달가울리 없었지만, 불만 없이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5월21일 넥센 히어로즈전, 6월2일 롯데 자이언츠전 두 경기 연속 승리로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이후에는 구원과 선발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했다. kt는 외국인 선수 2명에 젊은 선발들이 성장하며 당장 김사율에게 선발 역할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안정된 제구의 롱릴리프, 셋업맨이 있으면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구위만 조금 더 끌어올리면 1이닝을 책임질 필승조로도 충분히 활약이 가능하다.
경기력 외적 측면에서도 김사율이 또 필요하다. kt는 막내팀답게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특히 투수진이 그렇다. 어린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하다. kt가 김사율에게 진짜 원하는 건 이 역할이다. 김사율은 롯데 시절부터 후배들을 잘 이끄는 리더로 인정받아왔다. kt 관계자는 "매일같이 경기장에 나와 운동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성실한 모습에 내년 시즌 큰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