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축구 열기는 식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노심초사했다. 지난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이후 3개월 만에 돌아온 A매치 흥행 걱정 때문이었다.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 걱정은 더 컸다. 최근 A대표팀은 '히딩크 논란'과 무승 행진 속에 극심한 홍역을 치렀다. 일부 네티즌들은 축구협회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온라인 상에서 10일(콜롬비아전·수원월드컵경기장)과 14일(세르비아전·울산월드컵경기장) 평가전 '무관중' 경기를 추진하기도 했다.
댓글 민심으로는 경기장이 썰렁할 것으로 우려됐다. 설상가상 콜롬비아전 당일 날씨 변수도 끼어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수원 지역의 날씨는 오후에 비가 예보돼 있다. 11일 오전 최저기온이 섭씨 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녁 8시부터 경기가 시작되는 까닭에 추위와 비로 손님 모시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래저래 관중 모시기에 좋은 조건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8일 오후 현재 일기예보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비예보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 5∼9㎜ 정도였다. 예상 강우량이 많지 않고 절묘하게 경기 시간을 피해갔다.
이번 평가전 입장권 판매를 대행하는 인터파크에 따르면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경우 8일 오후 현재 3만여장이 팔려나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수용 규모는 4만4000석으로 아직 1만4000장 정도가 남아 있다.
경기장의 1등석 E구역과 FITZ존 등 관전하기 좋은 자리는 이미 매진됐다. 지난 8월 이란전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팬은 6만3124명이었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역대 최다 관중은 2012년 4월 1일 수원-서울의 슈퍼매치 4만5192명이었다.
콜롬비아전의 이 같은 판매 추세와 현장 판매분을 고려하면 4만명 이상의 관중을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세르비아전이 열리는 울산월드컵경기장도 비슷한 사정이다. 울산월드컵경기장의 만원 규모는 수원과 같은 4만4000석, 이 가운데 현재 남은 입장권은 1만6000석 가량이다. 이곳 역시 1등석과 R석은 모두 팔려나갔다.
축구협회는 A매치가 지방에서 열리는 까닭에 해당 지역 축구팬들이 A매치를 보고 싶어했던 열망을 자극한 것이 입장권 판매 호조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신태용호가 이번에는 과연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태극전사의 발걸음을 응원해야 한다는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A매치 보이콧' 등을 주장했던 일부 성난 팬심은 침묵했던 대다수 축구팬들의 마음을 지배하지는 못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수원과 울산의 경기장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A매치에 대한 흥행 열기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