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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정-김원중,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투표 2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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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시상식에서 MVP와 신인왕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위에 오른 선수들의 행보도 기대된다.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MVP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최다 1위표 68개를 포함해 656점을 획득했다. 2위 최 정(SK 와이번스)이 294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양현종은 올 시즌 20승 투수다.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무려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따낸 국내 투수가 됐다. 분명 가치 있는 기록이다. 최 정 역시 시상식이 끝난 뒤 "50홈런을 쳤어도 MVP는 힘들었을 것이다. 20승이 50홈런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최 정의 행보도 주목할 만 하다. 새로운 '단골 홈런왕'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박병호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14~2015년에는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독주에 가까웠다. 박병호가 미국으로 진출한 뒤 최 정이 그 타이틀을 이어받고 있다. 2016년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와 함께 40홈런을 치면서,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40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극적으로 홈런왕이 됐다. 스스로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최 정은 올 시즌 개인 커리어하이인 46홈런을 때려냈다. 2위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37홈런)를 9개로 제쳤다. 최 정은 2016시즌 전까지, 한 시즌 가장 많이 친 홈런이 28개(2013년)였다. 최근 2년 간 이 수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홈런에서 만큼은 정상급 타자임을 증명했다. 여기에 장타율 부문에서 1위(0.684)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거포로 따지자면, 1인자였다. 이제 크고 작은 부상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속 홈런왕에 50홈런 이상을 칠 지도 관심사다.

신인상 투표는 더 압도적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는 고졸 신인임에도 타율 3할2푼4리, 2홈런, 47타점, 111득점, 12도루로 맹활약했다. 역대 신인 최다 안타, 득점을 모두 갈아치웠다. 성적에서 따라올 자가 없었다. 총점 503점으로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141점), kt 위즈 정 현(113점)을 이겼다. 예견된 결과였다.

하지만 신인 투표 상위권에 오른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리그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방증이다. 김원중은 올 시즌 롯데 선발의 한축으로 우뚝 섰다. 24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5.70을 마크했다. 107⅓이닝을 소화했다. 롯데가 정규 시즌에서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선발진 덕분이었다. 박세웅,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성적이다. 첫 풀타임 경험은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다. 신인왕 투표에서 '2인자'였으나, 김원중과 롯데의 미래도 밝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