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펑고 템포가 너무 빠르대요."
이정후는 6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 결과 535점 만점 중 503점을 획득해 생애 딱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실 이정후의 신인상 수상은 이미 예약돼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올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을 치른 이정후는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 179안타를 때려내 넥센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고졸 신인 한시즌 최다안타, 득점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이전 기록은 94년 서용빈의 157안타였다.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전 경기 출전 기록도 세웠다. 이정후는 올시즌 활약으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2017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이정후의 경우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만장일치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1위표 몰표 획득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신인상은 총 3명에게 1, 2, 3위 투표를 할 수 있었고, 순위에 따라 점수가 합산되는 시스템이었다. 이정후가 503점을 획득한 가운데 2위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141점, 3위 kt 위즈 정 현이 113점을 얻었다.
이정후는 단상에 올라 아버지이자 대표팀 코치인 이종범 MBC 스포츠+ 해설위원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말에 "아버지가 프로야구 선수여서 어렸을 때부터 추억이 없었다. 그 시간을 채워준 어머니께 고맙다. 그리고 아버지가 무섭냐, 엄하냐 하시는데 나는 한 번도 혼난 적이 없었다. 친구같은 좋은 분이다.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는 "대표팀 코치님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건, 어제 하루 연습했는데 형들한테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펑고 템포가 너무 빠르다고, 스프링캠프인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