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포수 발굴이 대표팀 안방 세대 교체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까.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이 지난 5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시리즈를 1주일 전에 마친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피로가 쌓인 몸을 천천히 푸는 것이 첫번째 목표고, 지난달초 정규 시즌을 마친 후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오랜만에 경기 감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25인 최종 엔트리 중 포수를 2명 선택했다. KIA 한승택과 두산 장승현이다. 고르고 고른 끝에 내린 결정이다. 23세 이하 혹은 프로 3년차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하다보니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부족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몇몇 선수들이 부상으로 열외가 됐고, 욕심을 내볼 수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포수였다.
때문에 한승택과 장승현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표팀에 승선했다. 적어도 포수 포지션만큼은 공격이 아닌 수비 우선으로 최종 낙점을 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승택은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쓸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다. 소속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중 한명인 한승택은 큰 경기에서 '강심장'을 가진 것으로 꼽힌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첫 포스트시즌 경험이었고, 올해 한국시리즈 역시 처음 겪는 '큰 무대'였다.
하지만 특유의 차분한 리드로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KIA가 1차전을 먼저 두산에 내주고 임한 2차전에서 양현종과 함께 완봉승을 합작한 포수가 바로 한승택이다. 한승택은 당시 7회말 대타로 교체되기 전까지 초중반 흐름을 완벽하게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승택의 임무는 막중하다. 3개국이 참여해 큰 규모의 대회는 아니지만, 대표팀 선수 대부분이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낯선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투수들도 밸런스를 찾기 쉽지 않다. 또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른다는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포수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또 그동안 대표팀은 포수 계보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강민호(롯데)와 양의지(두산)가 양분 했는데,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도 필요하다. 이번 APBC 대회가 대표팀 안방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한승택의 마스크가 더 무겁게 느껴질 이유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