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중심 타자 오재일의 타격감이 뜨겁다. 상대 팀은 물론이고, 팀 동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오재일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상대 팀 투수로선 거의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6할(15타수 9안타), 5볼넷, 5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9안타 중 홈런이 5개. 장타가 제대로 폭발했다. 좋은 감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첫 2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 1볼넷,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26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완봉투에 밀리며, 0대1로 패했다. 팀 3안타 중 2개가 오재일의 배트에서 나왔다.
KIA는 승부처에서 오재일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오재일은 팀이 4-0으로 앞선 5회초 1사 후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7회초 1사 후 박건우가 우중간 2루타로 출루했다. 좌완 심동섭과 김재환, 오재일의 대결. 심동섭은 일단 김재환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다소 넓었다. 이어 오재일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사실 KIA 배터리는 볼넷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KIA 포수 김민식은 "사실 1루가 비어있어서 보낼 생각을 했다. 볼을 던지게 하려고 했는데, (심)동섭이가 기가 막히게 스트라이크를 던졌다"라고 밝혔다. 그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였다.
2차전에서도 오재일의 타격감이 매서웠다. 2회초 첫 타석에선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양현종의 커브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두산의 첫 안타였다. 양현종이 이날 처음 사용한 커브였다. 7회초 역시 첫 타자로 나와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여서 스피드 조절로 밸런스를 흩트리려고 했다. 앞으로도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팀 동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산 주전 포수 양의지는 "만약 상대 타자라면 무조건 맞혀야 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그는 "투수로서 정말 힘들 것이다. 실투가 오면 무조건 다 쳐버리고 있다"라고 했다.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서도 오재일은 가장 주목할 선수다. 그의 한 방에 경기 흐름이 확 바뀔 수 있기 때문. KIA에는 경계 대상 1호, 두산에는 든든한 중심 타자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