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박성웅과 오승훈, 그리고 윤승아까지 아름다운 세 배우들이 방은진 감독의 아름답고 아픈 러브스토리 '메소드'를 완성시켰다.
올 가을 치명적인 퀴어 스캔들을 그린 영화 '메소드'(방은진 감독, 모베터 필름 제작). 연출을 맡은 방은진 감독이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오로라 공주'(2005),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충무로 대표 여성 연출자로 우뚝 선 방은진 감독. 특히 강렬하고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를 통해 스릴러 장르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그는 이번에는 인물들의 섬세하고 오묘한 감정선이 그대로 물든 색다른 사랑 영화 '메소드'로 관객을 찾는다.
배우 재하(박성웅)와 스타 영우(오승훈)가 최고의 무대를 위해 서로에게 빠져들면서 시작된 완벽, 그 이상의 스캔들을 그린 '메소드'는 연극 '언체인'을 배경으로 연극의 배역과 감정에 동화된 인물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균열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치열하고 폭력적인 두 남자의 흔들리는 감정이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날 방은진 감독은 영우를 만나 함께 연기한 후 혼란을 겪는 메소드 배우 재하 역을 맡은 박성웅의 캐스팅 비화에 대해 이야기 했다. 영화 '신세계' '살인의뢰' '무뢰한' '오피스' '브이아이피' 등에서 남성적인 매력으로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박성웅은 이번 작품에서 베테랑 재하로 분해 그동안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배우가 정해지지 않고 배우를 고르고 있는 중이었는데 어느 날 박성웅 배우의 친한 친구이자 내 친구가 전화가 왔더라. 사실 당시 박성웅 배우도 배우 리스트에 있긴 했었는데 당시에 드라마도 찍고 있고 영화도 두 작품이나 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서 차마 배역 제안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때 친구가 박성웅 배우를 바꿔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드라마 '맨투맨'은 사전 드라마였고, 촬영 중이었던 영화 두 편은 10회차 정도의 분량으로 거의 촬영이 완료된 상태였다. 그래서 그 자리에 당장 시나리오를 보냈고 이틀 만에 전화가 와서 '끌린다'며 하겠다고 했다.
극중 재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이성애자다. 그래서 확실한 이성애자 느낌의 조금 마초적인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는데, 박성웅 배우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박성웅 배우는 지명도나 관객의 호감도도 좋은 배우 아닌가. 또 이 영화는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박성웅 배우가 연극에서부터 시작해 10년이라는 긴 무명생활을 보낸 배우가 아닌가. 누구보다 연극 바닥의 정서를 잘 알거라고 생각했다. 박성웅 배우가 합류하고 나서 제작 면에서 확 탄력을 받았다. 언론시사회 때 박성웅 배우가 '메소드'를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표현해줬는데, 굉장히 놀랍고 고마웠다."메소드 배우 재하를 파트너로 만나 서서히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되는 아이돌 출신 영우를 연기한 오승훈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2016년 600: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을 통해 연기 신고식을 치룬 후 연극 '나쁜 자석' 'M.버터플라이' 드라마 '피고인' 등에서 활약한 오승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가장 마음에 든 건 오승훈 배우의 열의였다. 아침 10시부터 만나서 배역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디션을 본 다른 배우와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극중 영우의 이미지와 박성우 배우와의 조합 등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오승훈 배우였다. 그리고 먼저 출연이 확정된 박성웅 배우 역시 오승훈 배우를 만족스러워 했다."
지금껏 동성간의 미묘한 감정이나 사랑이야기를 그린 퀴어 소재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애틋하게 사랑하는 두 남자 사이의 방해물, 혹은 주인공 남자의 절친 등으로 상투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메소드'에서 재하의 연인 희원(윤승아)은 전혀 다르다. 오래된 연인으로서 재하를 깊이 사랑하고 예술가로서 재하를 이해하는 인물. 재하와 영우의 관계가 미묘하게 바뀌는 것을 바라보면서 연인으로서의 배신감과 예술가로서의 이해 사이에서 희원 또한 내적 갈등을 겪는다."희연은 사랑하는 사람이 배역에 몰입하면서 겪는 고통이나 혼란을 지켜보면서도 그 사람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 희연 역시 예술가(화가)이기 때문에 예술을 위해 어떠한 광기 같은 게 동반되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희원은 자신은 화가로서 자신의 감정을 응축하고 걸러서 그림으로 표혀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연인이 재하는 그 감정을 몸과 마음을 써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걸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재하와 영우를 목격한 후에도 재하를 떠나지 않았던 거다. 또한 희원은 재하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고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희원이 재하를 떠나는 내용도 생각해 봤는데 그건 너무나 상투적으로 그려질 것 같다. 이후 재하와 희원이 헤어졌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 관객들의 판단에 달렸다."
한편, '메소드'는 '오로라 공주'(2005),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등을 연출한 방은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 등이 출연한다. 11월 2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wook@, '메소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