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아넷 몰트리(2m6)는 올해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외국인 선수중 최장신이다. NBA에서도 59경기를 뛰는 등 경력도 화려한 편이다.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것은 몰트리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초 몰트리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야투성공률이 떨어지고 골밑에서도 큰 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31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끈 몰트리는 다른 3경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2일 원주 DB 프로미전에서는 26분여를 뛰고도 12득점에 머물렀다. 몰트리의 부진이 조직력 측면에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걱정이 크다.
경기 전 유 감독은 "몰트리에 대한 고민이 있다. 골밑에서 해줘야 하는데 자꾸 밖으로만 나가려고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래서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는 더욱 관심을 끌었다. 삼성에는 최강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1m99.2)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몰트리의 기량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기란 이야기다.
1쿼터서 전자랜드는 차바위의 3점슛 3개가 터진 덕분에 25-26으로 대등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하지만 몰트리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했다. 1쿼터서만 4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유 감독의 말대로 골밑 플레이보다는 미들레인지와 외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1쿼터서 골밑 슛이 한 개도 없었다. 결국 쿼터 6분 16초 다른 외국인 선수 조쉬 셀비로 교체됐다.
2쿼터 들어서도 몰트리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쿼터 1분 24초 손쉬운 팁인을 놓쳤고, 리바운드 가담도 소극적이었다. 쿼터 3분 28초 골밑 슛과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3득점한 게 눈에 띌 정도였다. 반면 삼성은 라틀리프의 활약과 마키스 커밍스의 내외곽 슛에 힘입어 45-37로 점수차를 벌리며 전반을 끝낼 수 있었다. 라틀리프는 전만에만 16득점과 8리바운드를 올렸다.
전자랜드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잡은 손쉬운 골밑 기회를 몰트리가 놓치는 바람에 공격권을 내줬고, 이어 삼성은 김동욱의 3점포가 터져 48-37로 점수차를 더욱 벌렸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쿼터 3분까지 문태영과 김태술이 3점슛 2개를 더 꽂아넣어 54-41로 달아났다. 쿼터 5분 20초 라틀리프의 골밑슛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온 삼성은 쿼터 후반 김태술과 이관희의 외곽 득점,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 등으로 74-53으로 멀리 도망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이 3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홈게임에서 라틀리프(28득점, 13리바운드), 김태술(15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전자랜드를 88대74로 여유있게 눌렀다. 3연패를 벗은 삼성은 2승3패를 마크했고, 전자랜드는 3연패에 빠지며 1승4패가 됐다. 전자랜드 몰트리는 29분 10초를 뛰며 11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 또다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산에서는 선두 DB가 홈팀 kt 소닉붐을 접전 끝에 79대77로 물리치며 개막 5연승을 달렸다. DB 김주성은 경기 종료 직전 결승점을 넣는 등 13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잠실실내=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