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십 년 묵은 체증까지 모두 날려주는 듯한 악(惡)을 향한 시원하고 짜릿한, 그리고 통쾌한 복수극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재벌가의 딸, 재래시장 생선 장수, 대학교수 부인까지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계층을 넘어 가성비 좋은 복수를 펼치는 현실 응징 드라마 tvN '부암동 복수자들'(황다은·김이지 극본, 권석장 연출).
지난 11일 첫 방송을 시작해 3회 만인 지난 18일, 시청률 5%를 돌파하며 매주 수·목요일 밤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첫 회 2.9% 시작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2회 만에 4%대 시청률에 진입, 3회 5%까지 오르며 무서운 기세를 보였고 전작 '크리미널 마인드'의 부진을 단번에 씻어냈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성공은 성장 환경, 생활 방식, 성격, 가치관, 사연 등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이지만 '복수'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뭉쳐 악에 맞서 응징하는 인과응보, 권선징악 스토리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는 것. 마치 내 상황, 내 모습과 비슷한, 고구마처럼 답답한 세상에 화끈한 반격으로 통쾌함을 전한 '부암동 복수자들'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스크린 또한 복수 코드가 관객의 마음을 관통했다. 2004년, 2007년 중국에서 넘어와 범죄 조직의 경계를 넘어 일반 시민들까지 위협하며 도시 전체를 장악한 왕건이파, 흑사파 사건을 영화화한 형사 액션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
사건 당시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악을 소탕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도시'는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절대 악 장첸(윤계상)을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화끈하게 소탕하는 파워풀한 엔딩으로 관객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범죄도시'는 정의를 구현하려 고군분투하는 형사들과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안긴 것. 현실에 있을 법한 나쁜 놈들을 상대로 속 시원한 한 방을 제대로 날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범죄도시'는 추석, 황금 연휴였던 지난 3일 개봉해 입소문을 얻은 후 개봉 6일 만에 블록버스터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 매튜 본 감독)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을 꺾고 흥행 정상을 차지하며 극장가 파란을 일으켰다. 청소년관람불가 핸디캡을 극복하고 3주째 흥행 정상을 지키고 있는 '범죄도시'는 통쾌한 복수로 무려 400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부담동 복수자들',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