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반 '철벽' 불펜을 자랑했던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대13으로 패했다. 두산은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5⅓이닝 6실점으로 물러나자 함덕주 이용찬 이현승 김명신을 연이어 투입했다.
하지만 이날 만은 불펜 투수들이 믿음을 주지 못했다. 함덕주는 6회 아웃카운트 2개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하지만 7회 재비어 스크럭스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지석훈에게 볼넷, 모창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의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용찬은 7회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지만 8회에는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김태군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에서 다시 교체됐다.
위태위태하던 두산 마운드는 결국 이현승에서 무너졌다. 이현승은 이호준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주자를 3루까지 보냈고 나성범은 고의4구로 걸렀다. 이어 지석훈과 스크럭스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2사 1,2루에서 이현승은 다시 마운드를 김명신에게 넘겼다.
시즌 내내 '칼'같은 제구력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대졸신인 김명신도 큰 경기의 긴장감은 이겨내지 못하고 흔들렸다. 모창민에게 볼넷, 권희동에게 큼지막한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을 더 내줬다. 5-10. 이어진 노진혁에게도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2실점을 더하며 점수차는 7점으로 벌어졌다. 마운드에는 다시 이영하가 올랐고 손시헌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태군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간신히 기나긴 이닝을 끝냈다. 이날 7회만 두산은 7실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이날 패전만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믿고 맡길 불펜투수가 없다는 것은 김태형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의 오랜 휴식은 두산 불펜에게 체력보강보다는 경기감각을 잃게하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이 분명하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