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김아중 표 로맨틱 코미디에 모두가 빠졌다.
지난 12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명불허전'(연출 홍종찬, 극본 김은희)에서 실력 있는 흉부외과 펠로우 최연경을 연기한 김아중. 그가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앞서 김아중은 SBS '싸인'(2011), '펀치'(2014~2015), '원티드'(2016) 등 탄탄한 스토리에 장르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장르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싸인'에서는 무한긍정주의 국과수 신입 법의관을, '펀치'에서는 혼자서 일곱 살 딸을 키우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를, '원티드'에서는 아이를 납치당한 톱여배우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명불허전'은 그런 그가 7년 만에 택한 로맨틱 코미디. 김아중이 연기한 최연경은 외모와 몸매, 완벽한 패션 스타일 등 외적인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가진 뛰어난 의사. 김아중은 놀라운 싱크로율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의 상처와 비밀을 품고 사는 최연경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허임을 연기하는 김남길과의 찰떡 케미로 시청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을 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에 걸맞은 가벼운 모습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이날 인터뷰에서 김아중은 "로맨스 라인이 있는 드라마를 한 게 거의 7~8년만이더라. 그동안 드라마에서 멜로 연기를 없었는데 오랜만 새로운 연기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보시는 분들도 반가워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았다"며 오랜만에 장르물이 아닌 로맨스 드라마로 시청자를 만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아중은 '명불허전'이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유와 자신이 느낀 드라마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의학과 양의학이 협업하고 때로는 대립시키고 하는 점이 신선했다. 그리고 동시에 친근하기도 했다. 신선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동시에 드는 작품이 드문데, 이 작품은 그랬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가 다른 여타 드라마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 제대로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 드라마는 메디컬이라는 부분에 한정해서 중점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타임슬립이 회상이나 전생의 기억 등에서 이뤄졌다면 '명불허전'은 위기 상황에서 구사일생에서 살아남 순간 타임슬립이 이뤄졌다. 그런 설정들이 시청자도 동시에 같이 타임슬립을 체험할 수 있는 느낌을 줬던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주제 의식과 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확하면서도 그걸 어둡고 무겁지 않게 카볍고 코믹하게 다룬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지난 8월 12일 시청률 2.7%로 시작한 '명불허전'은 몰입감 높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 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1일 방송된 최종회는 6.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런 시청률 상승폭에 대해 김아중은 "촬영하면서는 잘 몰랐다"며 "촬영을 하느라 본방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매니저가 휴대폰으로 보여준 게 전부였다. 그래서 방송을 하는 동안에는 시청률 추이 등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소속사 식구들이 좋은 댓글 반응이나 글들을 캡처해서 자주 보내줬다. 그래서 그런 걸 보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구나 싶었다."
이어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아중, 이제 장르물 그만하고 로코만 해라' '로코와 잘 어울린다' '오랜만에 로맨스물에서 보니까 좋다' 등의 반응이 참 좋았다. 아무래도 그동안 진지하고 어두운 작품을 주로 해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명불허전'을 하기 전까지 '드라마는 이제 밝은 걸 택하고 영화를 진지한 걸로 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명불허전'은 그런 바람의 첫 단추가 된 것 같다. TV에서는 되도록 밝고 유쾌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영화에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데 사실 의도대로 되진 않는다, 여배우를 위한 작품이 워낙 없다."
극중 2017년 서울과 조선시대를 오간 김아중. 그는 "2017 서울에서 입었던 의사가운과 조선시대에서 입었던 한복 중 어느 게 더 잘 어울린 것 같으냐"의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의사 가운"이라고 답했다. "의사 가운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한복은 정말 어색하더라. 한복을 입을 때마다 의상팀에게 '저 안 어울리죠?' '벗겨 버리고 싶죠?'라고 물었다.(웃음) 예쁘다고 위로 해주셨는데 전혀 위로가 안됐다. 한복 입은 제 모습을 보면 조선시대가 아니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온 애 같았다.(웃음) 이렇게 안 어울릴 수가 없었다. 차라리 색이 좀 바란 서민 한복, 아예 원색의 강렬한 기생 한복은 좀 어울리는데 극중 입었던 분홍 분홍한 청순 청순한 아씨 한복은 정말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원래 사극 작품에 욕심이 있었는데 사극 제의가 잘 안 들어 오는 편이었다. 그런데 왜 그런 줄 이제 알겠더라.(웃음)"
한편, '명불허전'은 침을 든 조선 최고의 한의사 허임(김남길)과 메스를 든 현대 의학 신봉자 외과의 최연경(김아중)이 400년을 뛰어넘어 펼치는 조선 왕복 메디활극이다. 지난 1일 종영했으며 후속인 '변혁의 사랑'은 오는 14일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킹 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명불허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