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폰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을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가 대비 적게는 2배에서부터 많게는 8배까지 비싸게 판매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업계를 통해 입수한 유심발주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금융기능이 없는 4세대(4G) 이동통신용 나노 유심 납품 가격이 개당 1000원으로 표기돼 있었다"고 밝혔다. 교통카드, 모바일뱅킹, 신용카드 기능을 지원하는 금융LTE 유심의 납품 가격은 개당 3000원이었다.
과기정통부가 변 의원에게 제출한 '이통사별 유심 공급량 및 판매가격' 자료(부가세포함)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SK텔레콤은 금융유심을 8800원, 일반유심을 6600원에, KT는 LTE유심을 8800원, 3G유심을 5500원에, LG유플러스는 LTE유심을 8800원에 각각 판매했다.
변 의원은 "이통3사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유심 8000만개를 판매해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통사는 금융LTE 유심의 경우 2배 이상, 일반 LTE 유심은 6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며 수천억원의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량 발주의 이익까지 누리는 이통사는 유심원가를 감안해 유심가격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책정해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