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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메시도, 산체스도 마지막판에 운명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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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9일부터 2년 넘게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딱 한 경기 남았다. 하지만 여전히 남미는 대혼돈 속에 있다. 1위를 확정지은 브라질을 제외하고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역대급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이 11일 오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최종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남미는 4.5장의 티켓이 주어진다. 1위부터 4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5위가 오세아니아팀과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브라질은 승점 38점으로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그 아래는 오리무중이다. 7위 파라과이(승점 24)까지 가능성이 있다. 2위 우루과이(승점 28)는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산술적으로는 탈락할 수 있다. 자칫 하면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는 물론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우루과이),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칠레)가 없는 월드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것이 마지막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관심사는 6위로 추락한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6일 홈에서 열린 페루와의 17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기며 6위(승점 25·골득실 +1·16골)로 내려앉았다. 5위 페루(승점 25·골득실 +1·26골)에 다득점에서 밀렸다. 유일하게 들어올리지 못한 월드컵에 대한 한이 있는 메시 입장에서 예선 탈락은 상상 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아르헨티나는 최종전에서 이미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를 만난다. 일단 무조건 승리한 후 다른 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아르헨티나가 우위에 있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의 분위기가 문제다. 아르헨티나는 칠레와 세비야에서 지도력을 과시한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남미예선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여전히 메시 활용법을 찾지 못했고, 중원 조합도 매 경기 마다 바뀌고 있다. 여기에 에콰도르는 브라질이 고전 끝에 비긴 볼리비아 라 파스 못지 않은 고지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맞대결에서도 에콰도르에 0대2로 패한 바 있다.

최악의 상황에 선수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주장'이자 '에이스' 메시는 이를 더 악물었다. 페루전 후 선수단에 주어진 휴식까지 반납하며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바르셀로나), 앙헬 디 마리아(파리생제르맹) 등도 휴식 대신 메시와 함께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팀들도 여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우루과이가 상황이 좀 낫다. 우루과이는 9위 볼리비아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골득실(+10)에서 월등한만큼 비기기만 해도 2위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에이스' 수아레스가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다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도 대표팀만 오면 작아진다는 점이 우루과이의 고민이다.

불안한 것은 3위 칠레(승점 26·골득실 +2·26골)다. 칠레는 지난 라운드에서 에콰도르를 2대1로 꺾고 3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최종전 상대가 브라질이다. 그것도 원정경기다. 브라질은 대충할 생각이 없다. 최정예 멤버로 이번 경기에 임한다. 마지막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 만큼 동기부여도 남다르다. 칠레 입장에서는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한다. 패할 경우 6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페루와 4위 콜롬비아(승점 26·골득실 +2·20골)의 맞대결은 단두대매치다. 여기서 이긴 팀은 최소 플레이오프행에는 성공한다. 흐름은 7경기 무패행진(5승2무)의 홈팀 페루가 더 좋지만, 콜롬비아는 페루를 상대로 한 6경기(4승2무) 동안 한번도 지지 않았다. 파라과이는 최하위 베네수엘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마지막 기적에 도전한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까. 역대급 남미예선의 피날레가 임박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