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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인들 몸값 10개팀중 최소-효율성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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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당해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선수는 단기간에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뿐만 아니라 투자 대비 성과를 가장 객관적으로 분석 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다. 구단 자체 평가 외국인 선수 성공 확률이 과거에는 50%가 넘지 않았는데, 2010년 이후에는 정보의 확장과 투자금 상승에 따라 효과를 보는 구단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10개 구단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는 29명이다. 이 가운데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22~25명 정도다. 시즌 도중 퇴출된 8명의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재계약 예측치는 60~70%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구단별로 희비가 갈렸다. 외국인 선수 덕을 많이 본 구단이 있는가 하면 시즌 내내 골칫거리로 애를 태운 구단도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만족스러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팀이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올시즌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3총사의 후반기 활약이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룩스 레일리는 지난 6월 24일부터 16차례 선발등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이 기간 10연승을 달렸다. 후반기에만 12경기에서 7승,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조원우 감독은 레일리가 후반기 반전에 성공한 이유로 2군 경험과 체인지업을 들었다.

조쉬 린드블럼은 지난 29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을 따냈다. 최근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후반기 린드블럼이 합류하면서 롯데는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구축하며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만일 린드블럼이 올시즌 개막부터 함께 했다면 롯데의 위치는 좀더 높은 곳에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후반기, 특히 9월 이후 두 투수의 피칭 컨디션과 페이스를 살펴보면 누가 포스트시즌 1선발을 맡을 지 예상하기 어렵다.

내야수 앤디 번즈는 후반기 '백조'로 변신한 대표적인 선수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2할7푼6리, 9홈런, 31타점. 타격은 신통치 않았지만, 워낙 수비 실력이 좋기 때문에 불만족도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 번즈는 타격에서도 높은 팀공헌도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기에만 타율 3할2푼8리를 때렸고, 6홈런, 26타점, 38득점을 마크했다. 수비는 더욱 화려하고 안정적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번즈의 여권을 빼앗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올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사용했다. 시즌 개막 직전인 시범경기때 파커 마켈이 지속적인 불면증으로 결국 자진 퇴단하는 바람에 로테이션이 꼬였다. 또 대체 선수로 대만 프로야구 출신의 닉 애디튼을 데려왔지만, 부진을 면치 못해 7월초 퇴출됐다. 롯데는 마지막 남은 교체 카드로 린드블럼을 선택했다.

주목할 것은 롯데가 올시즌 외국인 선수 몸값으로 지출한 금액이 10개팀 중 최저 수준이라는 점이다. 레일리(85만달러), 린드블럼(47만5000달러), 번즈(65만달러)의 합계 몸값은 197만5000달러. '자진 퇴단'한 마켈은 2~3월, 2개월치 연봉 10만5000달러를 받고 팀을 떠났고, '해고된' 애디튼은 약속한 50만달러를 모두 보장받았다. 이들 5명의 합계 몸값은 258만달러다. KBO 선수 등록 자료에 따르면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금액이다. 삼성 라이온즈(3명 260만달러), kt 위즈(4명 270만달러), SK 와이번스(4명 270만달러)가 롯데와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는 올해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이들 3명의 재계약 몸값을 인색하게 다룰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