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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맨홀' 시청률과 고군분투...김재중♥유이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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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 28일 종영했다.

28일 방송된 '맨홀' 마지막회에서는 봉필(김재중)과 강수진(유이)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봉필은 박재현(장미관)에게 납치 당한 강수진을 구하려다 칼에 찔려 정신을 잃었다. 강수진은 맨홀로 소환돼 결혼식 당일로 돌아갔다. 병원에서 깨어낸 봉필은 맨홀로 타임슬립을 해 강수진을 만났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경찰 공무원에 합격한 봉필은 강수진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결혼에 골인했다.

이렇게 '맨홀'은 우여곡절 끝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맨홀'은 애초 타임슬립 나비효과라는 소재를 꺼내들며 신선함을 더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타임슬립 소재는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졌던 것이지만, 타임슬립을 통해 하는 행동에 따라 현재가 바뀐다는 설정은 여타 타임슬립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점이라 흥미를 자극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일본 드라마 '프러포즈 대작전'의 메인 스토리를 그대로 갖다 쓴 듯한 기시감은 지워지지 않았고, 좋아하는 여자의 결혼을 막겠다며 동분서주하는 봉필의 여정이 산만하게 그려지며 도무지 알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갔다.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의 기본은 남녀주인공의 찰떡 케미인데, 찌질한 남자주인공이 제대로 활약 한번 보여주지 못한채 끌려다니고 매번 정신없는 카오스에 빠지는 모습만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브라인은 축소됐다. 여기에 작가가 교체되면서 '맨홀'은 아예 산을 타기 시작했다. 소시오패스 박재현을 등장시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스릴러와 코미디, 멜로 사이의 무게중심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개연성은 무너져 버린지 오래다. 결국 타임슬립 드라마라고 하기에도, 로맨스 드라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정체 불명 드라마가 탄생한 것.

결국 '맨홀'은 3.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것도 잠시, 8회가 1.4%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1.4%는 지상파 3사를 통틀어도 역대 최저시청률이라 씁쓸함을 더했다. 마지막회 시청률 또한 1.9%의 안쓰러운 기록을 남겼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칭찬해줄만 했다. 김재중은 대책없는 전개에도 유쾌한 코믹 연기로 극을 이끌고 갔다. 장르가 김재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할 용기조차 없던 봉필이 소시오패스에게 맞서 사랑을 쟁취하고 나아가 천직을 찾는 과정을 발랄하게 그려내며 극을 이끌었다. 유이는 캐릭터 정체성이 모호해진 핸디캡을 딛고 사랑스럽고 밝은 강수진을 러블리하게 표현하며 합을 맞췄다. 정해성은 강단있는 여사친 로맨스로, 바로는 끈끈한 브로맨스로 힘을 보탰다. 이러한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맨홀'은 그나마의 매니아층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맨홀' 후속으로는 유지태 우도환 류화영 주연의 '매드독'이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