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자랑이었던 '판타스틱4'가 깊어지는 가을,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NC다이노스를 상대로 4전전승을 거뒀다. 방망이 폭발력 뿐만 아니라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4명의 단단한 선발진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니퍼트와 보우덴이 시즌 막판 부진하고, 유희관의 컨디션도 지난해만 못하다. 장원준만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 여기에 함덕주가 힘을 보태고 있다.
14일 현재 2위 두산은 선두 KIA 타이거즈에 3.5게임 차다. 두산이 이를 뒤집을 지는 알수 모른다. 두산은 11경기, KIA는 14경기가 남았다. 양팀의 맞대결은 1차례 남았다. 후반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두산을 모두가 눈여겨본 이유는 지난 2년간 보여준 한국시리즈 우승 등 큰 경기 경험, 방망이 응집력에 탄탄한 선발진 때문이었다. 이중 안정된 선발진은 3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두산의 최대 원동력이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또 한번 통합우승을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방망이는 컨디션 부침이 있지만 마운드는 비교적 정직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니퍼트의 가을 부진은 이점에서 두산의 고민을 키운다. 니퍼트는 8월 31일 KIA전에서 4이닝 8안타(1홈런) 7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5이닝 7안타(2홈런) 6실점,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⅓이닝 11안타(3홈런) 11실점의 최악투를 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22승(3패)을 거뒀고, 가을야구에서는 더 강한 모습을 보인 절대지존 에이스였다. 갑작스런 부진에 두산 벤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구속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변화구의 떨어지는 각, 볼끝, 다소 높게 형성되는 제구 등이 미세하게 나빠지고 있다. 올시즌 27경기에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4.26.
보우덴도 마찬가지다. 책임 이닝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최근 7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을 안았다. 올시즌 어깨통증으로 시즌 초반 개점휴업하며 15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중이다. 유희관 역시 9승6패, 평균자책점 4.64로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나마 장원준이 12승8패(3.21)로 견고하게 버텨주고, 5선발인 함덕주가 8승8패(3.80)로 큰 힘을 보탠 것이 위안거리다.
포스트시즌에서 필요한 선발투수는 3~4명. 원투 펀치의 경쟁력이야말로 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니퍼트와 보우덴의 부진은 두산 뿐만 아니라 올가을 포스트시즌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