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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시청률에 갇힌 '맨홀', 작가교체 한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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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 또 다시 1%대 시청률로 떨어졌다.

14일 방송된 '맨홀'은 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1%)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청률 2%대를 회복한지 한회만에 다시 1%대로 추락하며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애초 '맨홀'은 타임슬립의 나비효과라는 신선한 소재와 김재중의 군대 복귀작이자 첫 코미디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유이 바로(B1A4) 정해성 등 통통 튀는 배우들이 가세해 유쾌발랄한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1,2회 방송은 산만한 전개로 혹평받았지만 3회부터는 봉필(김재중)의 타임슬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재미를 더했고, 매니아층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매번 봉필이 타임슬립을 하고 달라진 미래에 멘탈이 붕괴되는 현장이 반복되다 보니 '김재중 원맨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설정은 달라질지언정 매번 반복되는 전개는 어느덧 식상하게 느껴졌다.

종영을 4회 앞두고도 '맨홀'은 이렇다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종영을 앞둔 시점에서는 봉필이 멋지게 강수진(유이)을 구해내는 활약상이 그려질 법도 한데 여전히 '맨홀'은 봉필의 위기와 충격을 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14일 방송된 '맨홀'에서도 미래에 갇힌 봉필의 모습이 그려졌다. 맨홀이 없어져 2018년에 머물게 된 봉필은 박재현(장미관)과 강수진이 결혼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 이에 맨홀 담당 공무원인 조석태(바로)에게 자신이 시간여행자라고 밝히며 맨홀을 복구시켜달라고 했지만 조석태는 이를 무시했다.이와 함께 박재현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박재현은 강수진에게 접근하는 전 여자친구 박영주(박아인)를 찾아가 목을 조르며 협박했다. 또 묻지마 폭행을 벌이기도 했다. 봉필은 양구길(강홍석)에게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타임슬립물은 마지막 결말을 위해 쌓아가는 서사가 중요한데 '맨홀'은 이 과정을 놓쳤다. 특히 봉필의 외사랑이 크게 부각됐을 뿐 강수진의 경우엔 과거 봉필을 좋아했었다는 것만 밝혀지고 그에 대한 감정선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강수진과 봉필의 러브라인에는 애달픈 감정이 사라졌고, 강수진을 되찾기 위한 봉필의 시간여행 또한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맥이 끊기는 전개 또한 발목을 잡았다. 초반의 에피소드는 신선한 나비효과로 다가왔지만 이것이 반복되며 '맨홀'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인지가 애매해졌다. 사이코패스의 정체까지 밝혀졌지만 쌓인 서사와 감정이 없다 보니 주인공이 사랑하는 이를 사이코패스로부터 구해내는 막판 전개를 앞두고도 힘을 받지 못하게 됐다.

'맨홀'은 작가 연출진 교체설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재곤 작가가 손을 떼고 박만영PD가 새로운 작가를 물색한다는 것. 이와 관련 KBS는 "작가나 연출자 교체가 아니다. 공동작가와 연출이 추가 투입된 것이다. 원활한 대본 집필과 연출을 위해 추가로 인력을 투입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작품을 이끌어가는 작가와 연출진에 바람이 불면 작품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갈 곳 잃은 '맨홀'이 보여주고 있는 현주소는 이러한 폭풍의 결과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맨홀'이 남은 4회 동안 이 난관을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