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의 간편결제 인지도가 글로벌 주요 국가들 중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선진국들은 신용카드 등 기존 금융 서비스가 잘 정착된 탓에 간편결제가 주류가 되기 쉽지 않은데 한국의 상황은 달랐다.
유럽계 조사 회사 입소스(IPSOS)가 최근 한국·미국·인도네시아 등 23개국의 소비자 1만8180명에게 '오늘 당장 내가 쓸 수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알고 있느냐'는 설문 조사 결과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서 중국은 전체 소비자의 77%가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해 '안다'고 답했다. 조사국 중 가장 높았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76%와 67%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한국의 간편결제 인지도는 64%로 4위였으며 브라질(60%), 멕시코(59%), 남아프리카공화국(58%), 러시아·터키·페루(각 5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선진국 중 소비자들의 간편결제 인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독일·미국(각 48%·공동 12위)이었지만 수치가 23개국 평균인 52%에 못 미쳤다.
하위권 대다수도 선진국이 차지했다. 특히 캐나다(39%), 프랑스(38%), 일본(27%)은 순위 맨 아래였다.
모바일 간편결제 가맹점을 알고 있느냐는 항목도 결과는 비슷했다. 한국은 전체의 47%가 가맹점을 안다고 답해 답변율 상위 10위권에 비(非) 후발국 중 유일하게 7위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진국 이상 국가의 경우 금융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간편결제가 주류 금융서비스로 자리잡기가 쉽지 않아 전체 순위에서 낮은 편이었지만 한국의 경우는 예외였다"며 "은행 등 기존 금융 산업이 공인인증서처럼 고객 친화도가 낮은 보안 시스템의 틀에 갇혀 모바일 결제 수요를 잘 충족하지 못했던 게 간편결제 인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2014년 9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내놓으며 탄생했고 이후 네이버 등 포털과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계, 삼성전자를 비롯한 하드웨어 기업이 진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