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급격하게 무너진 삼성 라이온즈는 바닥을 기고 있다. 8월에 열린 24경기에서 7승17패, 승률 2할9푼2리. 압도적인 꼴찌팀 kt 위즈보다 떨어지는 2할대 승률이다.
8월 중순 이후로는 더 안 좋다. 8월 19일 LG 트윈스전부터 9월 3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3경기에서 2승11패,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를 기록했다. 1할대 중반 승률이다. 6~7월 5할대 승률을 유지하다가 미끄럼을 탔다.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kt가 있고, 오랜 기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보니 무감각해진 면이 있는데, 심각한 부진이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최근 7경기 중 1점차로 승부가 갈린 게 5게임이다. 이 중 4경기가 1점차 패, 유일하게 거둔 1승이 1점차 승이었다. 1점차로 내준 경기를 보자. 8월 27일 kt에 2대3, 29일 KIA 타이거즈에 9대10, 31일과 9월 1일 SK 와이번스에 4대5, 7대8로 졌다. 5연패를 당한 기간에 1점차 패가 4번이나 된다.
그런데 1점차로 패한 경기 모두 과정이 비슷하다. 8월 27일 kt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9회 2점을 따라붙었다. 거기까지였다. 8월 29일 KIA전 땐 2-10으로 크게 뒤지다가 7~8회 7점을 쫓아갔는데, 분위기만 잡다 말았다. 8월 31일 SK전에선 1-4에서 9회초 3점을 뽑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흐름을 잡고 가야하는데 끝까지 버틸 힘이 부족했다. 9회말 바로 결승점을 내주고 허탈하게 주저앉았다. 9월 1일 경기 땐 5-8로 뒤지던 9회초 2점을 뽑았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듯 했지만, 또 1점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쉬운 1점차 패배였는데, 예외없이 어렵게 따라가다가 경기를 내주곤 했다.
계속된 1점차 패배 원인은 객관적인 전력차. 중후반까지 리드를 내줬다는 건 선발 투수가 든든하게 지켜주지 못한 탓이다. 경기 중후반 점수차를 줄였지만, 타선이 마지막까지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투타 불균형까지 겹쳐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다. 이게 현재 삼성의 한계이고,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다만 아쉬운 건 1경기라도 역전승을 거뒀다면,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까.
9월 2일 원정 두산 베어스전에서 삼성은 3대2로 이겨 어렵게 연패를 끊었다. 1-1 동점이던 6회 김헌곤이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린 덕분에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백정현, 마무리 장필준이 4이닝 무실점 호투로 1점차 리드를 지켰다.
올시즌 1점차 경기에서 유독 약한 라이온즈다. 24차례 1점차 승부가 있었는데, 8승(16패)에 그쳤다. 승률 3할3푼3리다. kt(13승19패·승률 0.406)에도 뒤진다.
1점차 경기에서 가장 강한 팀은 NC 다이노스였다. 32경기에서 21승11패, 승률 6할5푼6리를 찍었다. 두산(15승9패 0.625)과 SK(19승12패 0.613), KIA(18승13패 0.581)가 뒤를 이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