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28일 파주NFC 소집훈련 전 "이란은 한국에서 충분히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잘 있다가 잘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입국 이후 원정 훈련 환경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을 향한 일침이었다.
신 감독의 발언 후인 28일 밤에도 '여우'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심리전은 계속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28일 밤 4장의 훈련장 사진을 올렸다. 이날 폭우가 간간이 쏟아진 탓에 트랙에는 빗물이 흥건했다. 듬성듬성한 잔디도 클로즈업해 올렸다. '조건이 어떻든간에 우리는 늘 이 선수들에게 베스트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트랙, 오늘도 훈련을 잘했다'는 글과 함께다. 자국 이란 국민들의 여론을 자극했다. '저런 환경에서도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자''한국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준다'는 이란 팬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7일 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한 후 "한국이 정식 구장 아닌 곳을 줬다. 잔디 상태가 안 좋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정작 이 훈련장은 이란이 직접 택한 것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은 한국이 왔을 때 최상의 환경을 제공했다"고도 했다.
신 감독은 "이란은 솔직히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도 얘기를 못해서 그렇지 이란 갔을 땐 한도 끝도 없었다. 여기 있는 취재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SNS는 시간 낭비'라고 일갈했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수석코치였던 케이로스 감독은 SNS를 통해 말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창구로 SNS를 적극 활용한다. 한국 입국 후 글을 올리는 횟수는 더욱 잦아졌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진출을 조기확정지었지만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이란 정부에 시의적절한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등 '소통'과 '심리전'의 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집선수 최종 엔트리 및 선발 배경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발표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SNS에는 이스라엘 클럽과의 경기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최종명단에서 '이란의 심장' 쇼자에이를 제외한 데 대한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쇼자에이는 어디에 있나요'라는 한줄과 함께 쇼자에이의 사진을 올리며, 케이로스 감독의 해명을 요구하는 이란 팬들의 항의 댓글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