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연맹이 결국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회의실에서 제9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컬링경기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으로 컬링연맹은 모든 권한을 상실하게 됐고 9명으로 구성되는 체육회 관리위원회가 운영을 맞는다.
컬링연맹은 지난해 9월 장문익 초대 회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컬링연맹 감사 및 대의원 7명이 체육회에 회장 선거 감사 요청에 대한 탄원서를 체육회에 제출했다. 체육회는 지난 5월 특정감사를 실시했고, 6월 8일 선거 불공정 문제를 들어 회장 인준을 취소했다. 이에 컬링연맹은 김경두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으나 두 달이 지나도록 새 회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체육회는 정관 제12조(관리단체의 지정) 2항의 '60일 이상 회원단체장의 궐위 또는 사고'를 들어 관리단체 지정 및 운영을 의결했다.
체육계 안팎에선 컬링연맹 회장직을 둘러싼 전임 집행부와 현 직무대행 간 파벌싸움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런 가운데 남녀 대표팀 지원까지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컬링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컬링연맹은 지난 12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새 회장 선출 선거 규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25일까지 선거를 마치라는 체육회의 요구에 대해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연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관리단체 지정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체육회는 컬링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가능한 전략 종목으로 꼽고 있다. 이번 관리단체 지정을 계기로 컬링 남녀 대표팀은 체육회 산하 평창올림픽 지원부에서 맡게 될 전망이며 외국인 코치, 아이스메이커 영입 등 전력향상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계획됐던 남녀 대표팀의 유럽 전지훈련 일정도 상황에 따라선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