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롯데 역사 윤학길 코치님 넘어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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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길 코치님의 기록을 넘어서고 싶습니다."

꾸준하게, 열심히 던지는 선수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자이언츠에서 100번이나 승리를 따냈다는 것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만큼 묵묵히 공을 던졌다는 뜻이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이 선발 100승의 대기록을 세우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송승준은 선발 100승 소감에 대해 "해외파 선수도 열심히 하면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자부심이 생긴다"고 먼저 말했다. 송승준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99년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빅리그로서 마운드에도 서보고 자신의 꿈을 이뤘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해 지금까지 활약했다. 보통 20대 초반부터 프로 커리어를 쌓는 다른 선수달과 달리, 20대 후반의 나이에 한국 프로 생활을 시작해 100승까지 채웠다는 건 대단한 이력이 될 수 있다.

송승준은 큰 부상 없이 매시즌 자기 몫을 다하는 '철인'으로 불리우다 지난 시즌 전 FA 계약을 맺고 팔꿈치 부상 영향으로 활약을 하지 못해 '먹튀'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후 올해는 롯데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미래를 기대케 하고 있다. 송승준은 이에 대해 "100승 기록도 기쁘지만 선수라면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윤학길 코치(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님의 기록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상 윤 코치가 117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손민한의 103승은 올시즌에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송승준은 선발로 거둔 100번의 승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3경기를 꼽아달라고 하자 "기억에 남는 경기들이 너무 많다"고 하면서도 3경기를 말했다. 첫 번째는 한국에 와 거둔 첫 완봉승 경기였다. 2008년 4월6일 잠실 LG 트윈스전이었다. 당시 9이닝 4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했다.

두 번째 경기는 그 유명한 '송삼봉' 시리즈 두 번째 경기였다. 송승준은 2009년 3경기 연속 완봉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써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두 번째 완봉 경기가 SK 와이번스전이었다. 송승준은 왜 하필 그 두 번째 경기가 기억에 남느냐고 묻자 "당시 SK가 엄청난 강팀이었는데, 그 날 경기를 앞두고 어머니께서 꼭 이기라는 문자를 보내셨었다. 그 때문에 완봉승을 하고 울컥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송승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내용을 소개하다 오열을 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송승준은 "아직도 후배들이 그 때 그 장면을 두고 놀린다"고 웃었다.

마지막 경기는 이전 100승 경기라고 했다. 송승준은 지난 6일 넥센 히어로즈전 승리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했었다. 구원으로 1승이 있었기에 24일 LG전 승리로 선발 100승을 채웠지만, 공식 개인 100승은 그 때 달성된 것이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