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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구상 마쳤다"는 申의 선택, 윤곽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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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구상은 이제 끝났다. 해외파 합류 후 컨디션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

이번 '운명의 2연전' 화두는 첫째도, 둘째도 수비다. 신태용호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 9월5일 원정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부임 후 부터 줄기차게 '이기는 축구'를 강조했다. 내용보다는 결과를 강조한, 실리축구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실리축구는 결국 수비에 성패가 달려있다.

대표팀은 이번 예선 내내 수비불안으로 고전했다. 8경기에서 11골이나 내줬다. 카타르와 함께 A조 최다실점 중이다. 2위를 하고 있는 것이 다행일 정도. 신 감독은 수비 불안의 원인으로 선수들의 기량 문제 보다는 전술 부재를 꼽았다. 확실한 전술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다진다면 수비 불안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신 감독이 조기소집을 원했던 이유기도 하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신 감독이 선택할 전술이다. 알려진대로 신 감독은 전술에 능하다.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공격 전술에 비해 수비 전술이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신 감독은 오래 전부터 이번 2연전에 대한 전술을 구상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감독님이 이란의 공격수들이 어떤 스타일이고, 어떤 움직임을 하는지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이 "수비 구상이 끝났다"고 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어느정도 윤곽이 나왔다. 포백이다. 신 감독 전술의 기반은 포백이다. 그는 4-3-3, 4-2-3-1, 4-4-2 등 공격 전술에 따라 다양한 포메이션을 쓰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진은 포백을 유지한다. 소집 2일째인 22일 훈련에서도 포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펼쳤다. 23일 실내 훈련 후 다시 진행된 24일 훈련에서도 포백을 집중 조련했다. 훈련은 두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민우(수원)-김영권-김민재-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김기희(상하이 선화)-김주영(허베이 화샤)-고요한(서울)이 번갈아 포백을 이뤘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정우영(충칭 리판)과 권경원(톈진 콴진)이 섰지만,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소집될 경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신 감독은 두 조의 라인과 간격을 조정하고, 크로스시 클리어링까지 세밀하게 살폈다. 일단 26일 예정된 수원과의 평가전에서는 포백으로 테스트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하지만 스리백 카드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신 감독은 2014년 감독대행이던 시절 기성용을 내린 변형 스리백을 비롯해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변칙 스리백을 즐겨썼다. 전형적인 플랫 스리백은 잘 쓰지 않았지만 무실점을 강조한만큼 중앙수비 숫자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자원은 충분하다. 미드필더로 분류됐지만 센터백을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FC도쿄) 권경원을 포함해 김기희 김주영 김영권 김민재까지 무려 6명의 센터백 자원을 선발했다. 김진수 최철순과 함께 좌우에 포진한 김민우 고요한은 포백의 풀백보다 스리백의 윙백으로 나설때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어떤 전술을 구사하던 관건은 선수들이 어떻게, 얼마나 소화하느냐다. 선수들은 마음의 준비를 이미 마쳤다. 김민우는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신태용 감독님께서 어떤 전술카드를 꺼내시든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잘 정리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수도 "어떤 전술이든 상관없다. 신 감독님께서 수비 보완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나도 수비적인 부분부터 완벽하게 한 뒤 공격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