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소집돼 훈련 중인 한국 축구 A대표팀은 26일 수원 삼성과 파주NFC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완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대개 A대표팀의 연습경기는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누구에게도 연습경기 과정을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신태용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대표팀 운영 스타일과도 다르다. '난 놈' 신태용 감독은 가능한 한 대표팀의 정보를 노출했다. "어차피 알게 될 거 숨길 거 없다"는 식이었다. 게임에서 자기 패를 노출한 채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그는 "이번엔 최대한 안 보여주고 싶다. 경기 직전까지 베스트11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개 연습경기를 보면 감독의 베스트11 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선수들이 들어갈 포지션과 주전 경쟁 구도가 노출된다. 따라서 신태용 감독은 수원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전면 비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선수들은 언론에 민감하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도 예민하다. 선수들은 연습경기를 통해 주전경쟁, 베스트11 같은 게 나오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번엔 최대한 숨길 것이다. 대신 (언론에서) 맘껏 예상하는 건 괜찮다"고 말했다.
21일 조기소집한 A대표팀은 31일 홈에서 있을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국 김신욱(이상 전북 현대) 등 K리거들과 중국파(중국 슈퍼리그 선수들), 중동파(남태희) 등이 소집돼 있다. 손흥민 기성용 등 유럽파들과 일본 J리거들은 이번 주말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28일 합류한다.
신 감독은 이번 이란전과 다음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에 한국 축구와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평소 자신의 스타일을 자제하고 있다. 자신감을 최대한 억누르고 조심스럽게 팀을 운영하고 있다.
A대표팀은 소집 3일차였던 23일 훈련을 실외 대신 실내에서 간단하게 했다. 그라운드에서 공을 만지지 않았다. 실내에서 부상 방지 스트레칭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몸 컨디션에 부하가 걸려 부상 예방 차원에서 훈련 강도를 떨어트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란전에 임하는 태극전사들의 심리 상태와 각오는 그 어느 경기와도 비교할 수 없다. 필승해야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한발 가까워진다. 그만큼 부담이 커 훈련 과정에서 몸 컨디션이 빠르게 확 올라오고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훈련과정에서 선수들이 착용하고 있는 GPS 기기를 통해 나온 선수들의 컨디션 수치가 예상 보다 너무 높다고 한다. 신 감독은 지금 단계에선 훈련 보다 중요한 게 부상 방지라고 판단했다.
또 신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감독이 되고 난 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만 생각하고 있다. 이란전 구상은 전부 내 머리 속에 있다. 공개할 건 아니다. 선수들이 전부 합류한 후 컨디션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란을 무기력하게 만든 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