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김하성의 방망이가 춤을 추고 있다. 넥센의 5강 진출 싸움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2014년 프로에 데뷔한 김하성은 어느새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했다. 첫해 주전 유격수 강정호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듬해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19홈런, 73타점, 22도루로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1리, 20홈런, 84타점, 28도루를 기록. 역대 44번째로 20홈런-2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도 이미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20타수 126안타), 20홈런, 95타점, 1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데뷔 첫 100타점에 5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유격수로는 2003년 홍세완(100타점), 2014년 강정호(117타점)에 이은 세 번째 대기록이다.
김하성은 5월까지만 해도 49경기에서 타율 2할5푼(168타수 42안타), 6홈런으로 주춤했다. 성장이 더딘 듯했지만, 6월 이후 타율 3할3푼3리(252타수 84안타), 14홈런으로 반전 시나리오를 썼다. 무엇보다 4번 타자로 고정되기 시작한 6월 중순부터 힘을 냈다. 4번 타자로 타석에 섰을 때, 타율 3할2푼6리(224타수 73안타), 14홈런, 61타점으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게다가 주자가 있을 때 타율 3할4푼2리, 득점권일 때 3할6푼3리 등으로, 시즌 성적보다 더 좋았다.
최근 경기에서도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2~23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때려냈다. 22일 경기에선 4-5로 뒤진 6회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고, 23일에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선취점을 안기는 적시타를 쳤다. 7회말에는 쐐기 2타점 3루타를 날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4번 김하성'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4번 타순에 놓고 나서 확실히 알았다.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주고 있다. 타석에서 주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집중력 차이가 보인다. 결정적일 때 많이 쳐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하성은 23일 경기가 끝난 후 "4번 타자로 나가면서, 찬스가 많이 생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그런 상황이 나오니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타순보다는 항상 이기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4번에서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앞에서 출루를 잘 해주니, 덕분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격수 100타점'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하성은 "당연히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의 타점으로 팀이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넥센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23일 현재 4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는 단 반 경기 차. 8월 들어 타격의 힘이 다소 떨어졌지만, 최근 4번 김하성의 맹타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하성은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뿐 아니라, 팀의 가을 야구를 향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새로운 4번 타자 김하성의 방망이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