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1위를 달리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선발이다.
21일 110경기를 치른 가운데 60번의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가장 많은 50승(28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4.45로 3위에 올라있다. 639⅓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111경기서 547이닝만 던진 한화 이글스 선발진과 90이닝 가까이 차이가 난다.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던져주면서 버티는 동안 강력한 타격의 힘으로 점수를 뽑으면서 승리를 챙기는 것이 KIA의 승리 공식이었다.
그런데 8월 들어 KIA는 이런 승리가 확 줄었다. 타격이 약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선발진이 예전만큼 버티지 못하고 있다.
7월까지 97경기서 5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KIA 선발진은 13경기 6승7패를 기록한 8월엔 5번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8.30으로 가장 좋지 않다.
13경기서 거둔 선발진의 성적을 보면 선발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6승 중 5번이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기였다. 양현종이 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헥터와 팻 딘이 한번씩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않고 승리한 것은 지난 12일 광주 LG전으로 선발 정용운이 1회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으나 이후 불펜진의 좋은 피칭에 막판 타선의 폭발로 11대10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7번의 패배 중 선발이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모두 5이닝 이하의 피칭을 했었다.
KIA는 4,5선발인 임기영과 정용운이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가 컨디션 회복을 위한 조정을 하고 있다. 이들이 좋은 컨디션을 회복해 전반기 때의 활약을 해준다면 KIA가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만약 둘이 계속 부진을 보인다면 결국 새로운 4,5선발 찾기를 해야하고, 어려운 경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KIA는 후반기 들어 김세현의 영입 등으로 인해 불펜자원이 풍족해지면서 불펜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선발이 흔들리면서 힘든 시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양현종-헥터-팻 딘의 3명의 필승 선발진이 건재한 것은 다행이다. 4,5선발이 불안해도 3명의 선발이 굳건히 지켜주면서 승리의 기회를 만들고 있기에 후반기 5할 근처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전반기 불펜으로 고심했던 KIA가 이젠 선발 때문에 걱정이다. 1위를 질주해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KIA지만 잠시라도 안심할 수 없는 걱정의 연속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