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분명 통쾌한 복수였다. 기분을 제대로 냈다. 하지만 이것이 어이없는 퇴장의 발단이 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의 2017년 수페르코파 1차전 이야기다.
호날두는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열린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수페르코바 1차전에서 '1골-1퇴장'을 기록했다. 레알마드리드는 3대1로 승리했다.
호날두는 후반 13분 카림 벤제마를 대신해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았다. 후반 35분 멋진 골을 뽑아냈다. 역습 상황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피케가 앞에 서있었다. 개인기로 피케를 제쳤다. 그리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볼은 오른쪽 톱코너로 빨려들어갔다. 테어 슈테겐 골키퍼도 손쓸 수 없었다.
호날두는 그대로 상의를 벗었다. 그리고 헐크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직후 자신의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복수였다. 복수의 대상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였다.
4월 23일 메시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클라시코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레알마드리드는 2대3으로 졌다. 메시는 2-2로 맞서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멋진 중거리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메시는 이 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등번호와 이름을 관중석을 향해 들어보였다. 레알마드리드 선수들 그리고 팬들의 자존심을 뭉갰다. 경고를 받았지만 개의치않았다.
호날두도 메시가 했던 것처럼 상대의 홈에서 그대로 똑같이 했다. 4개월만의 복수였다.
다만 2분 후 문제가 발생했다. 호날두는 2선에서의 스루패스를 받아 문전 안으로 침투했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움티티와 몸싸움을 펼쳤다. 그리고 넘어졌다.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다들 페널티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심은 호날두의 시뮬레이션 파울을 지적했다. 그리고 옐로카드를 꺼냈다. 불과 2분 전 호날두는 상의 탈의 세리머니 직후 첫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고 누적, 퇴장이었다. 주심이 꺼내는 레드카드를 본 호날두는 흥분했다. 주심을 밀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복수의 짜릿함은 딱 2분 동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