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선수 영입은 이뤄질까. 또 가능하다면 언제쯤 결정될까.
삼성 라이온즈가 남은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상당시간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30여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더 지체된다면 교체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7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계속해서 선수를 알아보고 있지만,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 여러가지 조건이 잘 맞아야 하는데, 만만찮은 상황이다"고 했다. 구단 차원에서의 교체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듯 하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반반 정도로 보면 된다. 이번 주 안에 성사 안 되면 어렵다"고 했다. 교체를 한다면 남은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까지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
지난달 말부터 삼성은 외국인 투수없이 마운드를 끌어가고 있다. 재크 페트릭과 앤서니 레나도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지 오래다. 구단에 따르면 레나도는 사실상 시즌 아웃됐고, 페트릭은 시즌 막바지 2~3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페넌트레이스 후반에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가동할 수 없으니 현장에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은 외국인 전력 운용에 실패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29경기에 등판해 4승11패-평균자책점 6.02에 그쳤다. 페트릭이 18경기에서 2승8패- 5.65, 레나도가 11경기에서 2승3패-6.80을 마크했다. 외국인 투수 4명이 6승14패를 기록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7일 현재 41승4무60패, 승률 4할6리, 8위. 7위 롯데 자이언츠에 9게임 뒤진 삼성은 9위 한화 이글스에 반게임 앞서 있다. 39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가을야구'는 물론,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현 시점에선 8위 수성이 현실적인 목표처럼 보인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팀이 8월 중순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순위싸움에서 초연해질 수는 없지만, 대체로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하지만, 삼성은 상황이 좀 다르다.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지난해 급전직하 9위로 마감했다. '야구명가' 삼성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시즌 초반 바닥을 헤매다가 어렵게 8위까지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전력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큰 상처를 입긴 했지만, 2년 연속 최하위권에 그친다면 충격이 너무 크다.
삼성은 지난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과 함께 새출발을 알렸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단장, 감독까지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변화가 소극적인 전력 투자, 성적 포기로 비쳐지는 게 부담스럽다. 삼성이기에 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