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이번주부터 경마가 좀 복잡하게 열린다.
3주 동안 부산, 서울, 제주경마 순으로 한주씩 쉼에 따라 경마 스케줄이 복잡해졌다.
첫주인 28일 금요경마는 제주경마 만으로, 다음날인 토요경마는 서울과 제주경마로, 일요경마는 서울 경마로 치러진다.
둘째주인 8월 4일 금요경마는 제주경마 만으로, 토요경마는 부산과 제주 경마로, 일요경마는 부산경마 만으로 치러지며 셋째주인 8월 11일 금요경마는 부산경마 만으로, 토요경마는 서울경마 만으로, 일요경마는 서울과 부산경마로 개최된다.
3주 동안 벌어지는 이 복잡한 경주 스케줄을 즉석에서 답할 마사회 직원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경주 편성 담당 직원 가운데에도 즉답이 안되는 사람은 없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폭염 속에 이처럼 복잡한 일을 도대체 왜 하는지, 그것도 매년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사회 사람들은 표면적 이유에 대해 '경마를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매출 증대에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매출증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80년대에는 하절기와 동절기마다 한달씩 쉬었다. 말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덕분에 사람들도 쉴 수 있었다. 여름휴가, 겨울휴가를 다들 그 기간에 갔다. 사람도 쉬고 말도 쉬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설과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연중 무휴 경마를 열고 있다. 게다가 여름철엔 노을경마, 야간경마라고 해서 경마종사자들 사이에선 피로가 쌓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마팬들 가운데에도 "경마가 열리기만 하면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경마장으로 옮겨진다"며 "경마도 휴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경마인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매출은 늘었는지, 경마종사자들 야간 수당 지급하고 전기료 지불하고 순수익도 늘었는지, 마사회의 계산기가 궁금하다.
1981년 '경마를 건전 국민레저스포츠로 육성하기 위해 금요경마를 줄이고 주말(토, 일)로 국한한다'며 금요경마를 폐지했던 그 시절의 마사회와 지금의 마사회는 다른 마사회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