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잡아가고 있다."
김병수 서울 이랜드 감독이 담담하게 말했다.
올 시즌 이랜드는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종전까지 치른 20경기에서 3승7무10패(승점 16점)를 기록, 9위에 머물러 있다. 5월 29일 안산전(2대1 승) 이후 6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레 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포기는 없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이랜드는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선수를 영입, 전력 강화에 나섰다. 이랜드는 외국인 공격수 알렉스를 비롯해 심광욱 유지훈 안재훈을 품에 안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김 감독이 프로에서 '감'을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뒤 처음 오른 프로 사령탑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을 향한 시선에는 기대감이 더 컸다. 그는 2008년 영남대 감독에 부임한 뒤 각종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대학무대를 평정했기 때문. 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무대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김 감독 역시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6개월이 지났다. 쉽지 않은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17일 수원FC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는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프로는 프로다. 몇 가지 실수가 큰 차이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문제는 적응하는 시간이다. 지금은 감을 잡아가고 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의 말은 경기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랜드는 상승 가도에 있던 수원FC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비긴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승리하지 못한 게 아쉽다. 앞으로 우리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습으로 얻어맞는 상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몇 차례 경기만 보고 상황을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이랜드는 이날 경기에서 공격을 주도하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수비에서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혹독한 프로 데뷔 초반을 통과한 김 감독은 24일 안양전에서 새로운 도약에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