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전북은 4-1-4-1 전술을 즐겨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매경기 '원톱' 고민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동국, 에두, 김신욱, 리그 최강의 공격수들이 매경기 한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을 펼친다.
1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전북-광주전을 앞두고 또다시 이 원톱 이야기가 화두였다. 최 감독은 "이동국은 K리그 역사에 남을 200호골, 70-70클럽에 도전중이고, 김신욱은 부족한 경기시간에도 9골을 넣었다. 득점왕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다. 에두는 포항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넣었는데 서울전에 빼면서 연속골 기록이 끊겼다. 억만금 줘도 다른 팀 안가고 전북에서 올해까지만 뛸 테니 제발 뛰게 해달라고 하더라"고 했다.
고민끝에 제주-상주-광주와의 3연전은 전례없는 '선발 예고제'를 실시했다. 12일 제주 원정(1대2패)에서 김신욱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16일 상주 원정(3대1승)서는 이동국이 선발로 나섰다. 19일 광주와의 홈경기 '원톱'은 에두였다.
제발 뛰게 해달라던 에두는 이날 광주를 맞아 골로 말했다. 기어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에두의 전반 11분 선제골, 후반 30분 이재성의 쐐기골, 후반 41분 이승기의 추가골에 힘입어 3대1로 이겼다.
경기 내용은 스코어처럼 쉽지 않았다. '1강' 전북은 최하위 광주를 맞아 고전했다. 광주는 올시즌 전북에게 '악몽'이다. 4월30일 광주 원정에서 0대1, 리그 첫패를 당했다. 다음 경기, 제주에게 패하며 첫 연패를 기록했다. 광주는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나섰다. 전북은 전반 10분까지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광주의 날카로운 세트피스 찬스가 한바탕 지나간 전반 11분, '1996년생 센터백' 김민재로부터 전북의 역습 빌드업이 시작됐다. 김민재가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하는 동기 장윤호에게 롱패스를 올렸다. 장윤호가 측면을 치고나가며 오른발로 올린 택배 크로스에 원톱 에두가 튀어올랐다. 고공 헤딩이 작렬했다. '원샷원킬' 첫 슈팅이 첫 골이됐다. 전반 13분 이번엔 왼쪽 측면의 로페즈가 오른발로 쏘아올린 슈팅이 골대를 살짝 넘겼다. 전반 17분 장윤호의 왼발 벼락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28분 김진수의 패스를 이어받은 로페즈가 박스안으로 파고들며 날린 슈팅이 살짝 빗나갔다.
좋은 분위기는 전반 43분 에두의 실수 이후 묘하게 흘러갔다. 전반 43분 에두가 결정적인 1대1 찬스를 놓쳤다. 골키퍼 최봉진까지 제친 후 작심하고 노려찬 슈팅이 골대 아래쪽을 맞고 튕겨나왔다. 불운했다. 에두의 실축에 광주의 기세가 살아났다.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찬스, 주현우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김민혁이 머리로 밀어넣었다. 1-1로 전반을 마쳤다.
전반 에두의 불운은 동점골 허용에 이어 후반 악재로 이어졌다. 4경기 연속골을 노리던 '주포' 로페즈가 후반 2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볼 경합 후 넘어진 광주 정동윤의 안면을 가격하는 비신사적 플레이가 이유가 됐다. 더운 날씨속에 10대11 수적 열세, 경기는 거칠어졌다. 광주 원정의 악몽이 살아나는 듯했다.
전주성에 닥친 위기, 전북의 선택은 수비가 아닌 '닥공'이었다. 로페즈 퇴장 직후 이승기를 투입한 최 감독은 후반 21분 승부수를 던졌다. 에두-에델을 빼고 이동국-김신욱을 투입했다. 수적 열세에 아랑곳않고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닥공'의 자존심을 한껏 세웠다. 후반 27분 역습에서 뒷공간을 파고들던 광주 송승민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32분 김진수의 프리킥이 골키퍼 최봉진의 펀칭을 맞고 나온 것을 '재간꾼' 이재성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묘기같은 골이었다.
퇴장 악재에도 전북은 똘똘 뭉쳤다. 후반 39분 송승민의 문전 패스를 센터백 김민재가 필사적으로 걷어냈다. 최전방을 장악한 이동국-김신욱은 압도적인 플레이로 광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41분 이승기의 짜릿한 쐐기골까지 터지며 3대1 승리를 확정했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머리로 떨궜고 이승기가 가슴 트래핑 후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국이 상주전에 이어 2연속 도움, 통산 195골 68도움을 기록하며 70-70기록에 또 한걸음 다가섰다. .
전반 에두의 실수, 로페즈 퇴장 이후 몰아닥친 올시즌 최악의 악재를 똘똘 뭉쳐 이겨냈다. 에두 이동국 김신욱, 최고의 공격수들이 원팀을 만들어내며 위기 속에 승리를 합작했다. 상주전에 이어 2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