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KIA 타이거즈의 방망이는 올시즌 따라올자가 없을 정도다. 지난해 두산베어스의 화력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특히 7경기 동안 모든 타자들이 수많은 안타를 때려내는 모습은 상대를 질리고 또 질리게 했다.
이번 7연승 기간 이전에도 KIA는 무서운 파괴력을 선보였다. 특히 상대팀이 자랑하는 에이스를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에이스 격파' 실력을 뽐냈다. 아무리 잘나가는 에이스라도 KIA를 만나면 데뷔후 최다실점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22승으로 MVP에 올랐던 명실상부 최고 외국인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 지난 6월 20일까지 7승4패, 평균자책점 2.61로 올시즌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6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평균자책점이 3.47로 크게 올랐다. 그 경기에서 3이닝만에 11안타를 맞고 9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니퍼트가 2011년 한국에 온 이후 최다실점 기록이다. 직구 최고구속이 153㎞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던 니퍼트를 KIA 타자들은 손쉽게 공략했다.
이에 앞서 삼성의 윤성환도 데뷔후 최다실점이란 불명예를 KIA전서 기록했다. 지난 6월 4일 대구에서 4이닝 동안 10안타(1홈런) 9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 3실점으로 잘 막았다가 5회초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윤성환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안타 4개와 볼넷 2개로 5점을 내주자 삼성은 이승현으로 바꿨고, 이승현마저 실점을 하며 결국 5회에만 8실점을 했고, 이 중 윤성환이 6실점을 했다. 2004년 입단 이후 352경기만에 9실점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겪었다.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은 역대 KBO리그 선발투수 한경기 최다실점이라는 불명예 신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29일 광주 경기서 페트릭은 단 2이닝만에 14실점을 기록해 지난 1995년 9얼 6일 삼성전에 나왔던 해태 이원식외 2명이 가지고 있던 13실점을 뛰어넘었다. KIA는 이날 역대 팀 한경기 최다안타 타이인 2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22득점을 했다.
9연승을 달리던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도 KIA의 강타선을 막지 못했다. 4일 경기서 1회 4실점, 2회 5실점하며 2이닝동안 8안타(2홈런) 1볼넷 9실점하고 강판됐다. KBO리그 데뷔 이후 자신의 최다 실점이었던 8점(2015년 5월 29일 인천 넥센전)을 넘는 데뷔후 최다실점이었다.
지난 1일 잠실경기서 LG 허프가 7이닝 동안 8안타 4실점한게 '정말' 잘던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KIA 타선의 폭발력은 무시무시하다.
KIA의 상승세를 꺾을 자는 비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무서운 타선임엔 분명하다. 물론 KIA가 계속 두자릿수 득점을 할 수는 없고, 빈공에 시달리는 경기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폭발적으로 친다는 이미지가 상대 투수들에게 주는 위압감의 레벨을 한층 높여준다. 그것만으로도 KIA의 이번 7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은 의미가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