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7월에 접어들며 어느덧 절반의 시간이 흘렀다. 게임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모바일게임 대작들의 성적과 발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모바일 외의 장르게임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임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산업의 어두운 단면이었던 크런치 모드와 확률형 아이템의 자율규제가 이슈가 되었으며, 사드 문제로 인해 한국게임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게임이 많은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맞닿아 있는 산업인 만큼, 매년 다양한 이슈들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상반기 화제가 된 게임과 이슈들에 대해 정리해봤다.
리니지 IP 쌍끌이, 일 매출 100억 이상의 모바일게임 등장
2017년 상반기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리니지M이 게임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장에 선보이며 온라인게임 수준의 모바일게임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은 증명했다. 고사양의 그래픽으로 삼성전자의 핸드폰과 덱스 스테이션의 지원 등으로 모바일게임의 영역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첫날 매출 79억원, 1개월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는 사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아시아 3위권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으로 매출 규모와 속도는 앞으로도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게 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상반기 순차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게임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과거 온라인게임 리니지 유저들이 큰 관심을 가졌고, 개인거래를 허용해 자유 시장경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기대감을 모았다.
리니지M은 첫날 매출 107억원을 기록하며 리니지2 레볼루션이 가지고 있던 일매출 기록을 뛰어넘었고, 사전등록 550만명을 기록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얼마나 많이 모아졌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해외에서 큰 성공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서머너즈워
과거 온라인게임 전성기에는 해외에서 한국 게임들이 성과를 거둔 것은 흔하디흔한 일이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대체불가였고, 경쟁자도 없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개발비 상승과 신작의 부재로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중심이 된 이후 한국 게임들의 글로벌 성과 역시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다. 카카오와의 협업으로 북미와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스팀 판매역시 호조를 보이며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파이널판타지14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MMORPG로 유저들에게 인정받았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더욱 의외의 성과다. 서바이벌 장르로 다소 마니악한 성격의 게임이었는데 스팀에서 13주 만에 판매량 400만장, 누적매출 1억달러(약 1천1백억원)를 기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트위치 방송, e스포츠 등 게임사들의 구애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한동안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는 약 3년 만에 단일 모바일게임 최초 1조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온라인게임을 포함 최고 단기간의 기록이다. 서머너즈워는 55개국 앱스토어, 11개국 구글 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하는 폭발적 성과를 남겼다. 이러한 성과로 서머너즈워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모바일 e스포츠를 준비 중이다.
포켓몬고, 가상현실 대중화로 이끌며 폭발적 인기
글로벌 시장에는 지난해 출시되어 큰 인기를 모았는데, 한국에 올해 1월 정식 출시됐다. 속초에서 제한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은 미리 체험을 해보았으나, 대중에게 정식으로 선보이게 된 것은 2017년 1월이다.
포켓몬고가 정식 출시되어 가상현실과 포켓몬 IP가 만나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어린이부터 장년층까지 다상현실에서 캐릭터를 모으는 재미에 안전 수칙까지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출시 5개월이 지나 유저와 인기는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마니아들은 게임을 꾸준히 즐기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체육관 시스템의 변경으로 국내 유저들의 복귀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
한국에서 민속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폭넓은 게임의 인기를 자랑하는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 버전으로 등장한다. 블리자드는 3월 26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출시를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한국을 직접 찾아 소식을 공개했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가 한국 시장에서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8월 15일 정식발매될 예정으로, 7월 30일부터 전세계 최초로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다. 게임의 그래픽은 고퀄리티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다양한 편의기능으로 업그레이드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넥슨의 다양성 추구, 착한 게임들의 등장
모바일 시장에서 쉽지 않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넥슨이 의미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프터디앤드로 첫 유료게임을 출시했고, 레트로게임 느낌을 가진 이블팩토리, 로드러너까지 매출이 아닌 다양성을 추구한 게임들을 출시했다.
이러한 도전은 넥슨의 성과가 아닌 내부 개발자들의 목표와 다양성을 위함으로 볼 수 있다. 각각의 게임들은 인기 순위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며 도전의 결과도 만들어냈다. 6월 15일 출시된 탱고파이브는 PC와 모바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게임 내에 뽑기 요소가 없어 유저들이 긍정적 메시지를 보였다. 넥슨은 앞으로도 이렇게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임에 도전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게임 시장의 중심으로
최근 고성장으로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어온 넷마블게임즈가 5월 12일 코스피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가치 평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나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넷마블게임즈는 대규모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넷마블게임즈는 단숨에 국내 20위권의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모바일 MMORPG의 선두주자답게 하반기까지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이카루스 등의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대작게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카밤, 텐센트와의 협업으로 모바일 e스포츠와 M&A 등도 함께 준비 중이다.
빠른 발전의 단면, 게임업계 크런치 모드
게임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문제시 되었던 것은 과도한 업무 환경에 대한 이슈다. 넷마블은 자체적으로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와 최근 후 업무 지시 등을 금지하는 등 개발자 노동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자체적 노력을 이어왔다. 고용노동부는 상반기 게임업체에 대해 노동법과 근로환경 조사를 하면서 부당한 환경이나 문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아이오는 이카루스M의 개발과정에서 크런치 모드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성과 중심주의가 팽배해져 이러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자율규제 성과는 언제쯤, 확률형 아이템 개선안
크런치 모드와 함께 끊임없이 국내 모바일게임의 꼬리표와 같이 이어지고 있는 문제는 확률형 아이템의 자율규제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같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은 게임들의 경우 아이템 확률을 공개했는데, 전반적으로 자율규제를 따르고 있는 모바일게임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자율규제안이 실시될 예정으로 개별 확률 및 게임 내 등장 확률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는 모바일게임이 가진 리스크 중 하나인 만큼 조금 더 투명하게 유저들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사드 문제, 한국 게임 위기설
국내에 사드배치가 단계를 밝아가면서 중국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규제설이 있었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었으나 계약취소가 이어지면서 업계에 한한령과 관련된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다만, 일부 브로커들이 국내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한령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기도 했다.
몇몇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확정되면서 이슈가 다소 사그라지긴 했지만,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판호 발급이 다소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르의 전설 IP를 둔 위메이드, 액토즈의 분쟁
'권리 침해다, 아니다'를 두고 위메이드와 액토즈 소프트가 미르의 전설 IP 분쟁 2라운드가 진행됐다. 위메이드는 오는 9월과 10월 종료되는 미르의전설2와 미르의전설3의 재계약과 관련해 단호한 선택과 새로운 계약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계약을 위한 적극적임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대해 새로운 권리 부여는 액토즈소프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양사의 첨예한 대립은 상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져왔으며, 차이나조이 기간 조금 더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게임인사이트 최호경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