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외야수 노수광이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노수광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야구 인생에 꽃을 피웠다.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리(207타수 64안타), 4홈런, 30타점, 4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시 오른발을 들었던 폼을 수정하면서 효과를 봤다. 6월 이후 어엿한 1군선수가 됐다. 하지만 올 시즌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다소 부진했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활약했으나, 지난해와 같은 타격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트레이 힐만 감독은 "작전, 도루 등 팀에 다양한 옵션을 줄 수 있는 선수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경쟁에서 먼저 앞서 나간 건 조용호였다. 조용호는 김강민이 부상을 당하면서 1군에서 뛸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125타수 37안타)로 활약했다. 출루율이 3할8푼이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공을 오래 보면서 끈질긴 승부를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을 입었다. 7월 말이나 돼야 복귀할 수 있는 상황. 노수광이 다시 기회를 얻었다. 노수광은 5월까지 타율이 2할4푼1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적은 기회 속에서도 조금씩 감을 되찾았다. 6월에는 타율 3할3푼3리(42타수 14안타)를 기록했다.
힐만 감독은 "노수광은 항상 테이블세터 후보다. 확실히 좋아졌고, 발전하고 있다"라면서 "공을 잘 골라서 나가고 있다. 조용호의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3경기 연속 1번 타자의 임무를 맡았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멀티 히트에 4사구 2개를 얻어 네 번이나 출루했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을 뿐. 노수광은 제 몫을 했다. 30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1회 첫 타자로 나와 선발 윤성환과 10구 승부를 펼친 끝에 우월 선제 솔로 홈런을 쳤다. 노수광의 좋은 컨디션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1번 타자에 딱 맞는 성적을 내고 있다. 노수광은 올 시즌 출루율이 3할6푼6리로, 타율(0.275)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기존의 리드오프 조용호에 비하면 낮은 출루율. 그러나 6월 이후로만 본다면 노수광은 타율 3할4푼(47타수 16안타), 출루율 4할4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까지는 타석 당 투수들에게 3.69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공격적인 면도 있었다. 하지만 6월 이후 타석 당 4.15개로, 좋은 선구안을 보이고 있다. 또한, 노수광의 도루는 홈런 군단 SK에 꼭 필요한 부분. 팀에서 조용호(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격감 회복과 함께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