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 정이 생해 첫 홈런왕에 오른 지난해 나이는 만 29세였다. 최 정은 1987년 2월생으로 나이를 따지는데 있어 소위 '빠른'의 개념이 적용돼 1986년생과 동기가 된다. 역대 홈런왕들이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한 나이를 보면 최 정은 '고령층'에 속한다.1982년 초대 홈런왕인 김봉연은 당시 30세였고, 1995년 OB 베어스 김상호 역시 30세였다. 2007년 홈런왕 삼성 라이온즈 심정수는 32세의 나이에 첫 홈런왕에 올랐다. 이 부문서 최 정은 역대 4위에 해당한다.
뒤늦게 홈런왕 계보에 이름을 올린 최 정은 올시즌에도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최 정은 30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상대 선발 정성곤의 139㎞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최근 3경기 연속 짜릿한 손맛을 본 최 정은 시즌 16홈런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현재 홈런 공동 2위는 14개를 친 NC 다이노스 스크럭스, KIA 타이거즈 최형우, 팀동료 한동민 등 3명이다. 당분간 홈런 경쟁은 최 정이 앞에서 이끌며 이들이 추격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정은 지난 4월말 손가락 부상 등으로 인해 팀이 치른 50경기 가운데 6경기나 결장했다. 그럼에도 홈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장타력이 지난해보다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올해도 특별한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 정을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151타수에 나선 최 정은 9.44타수당 한 개의 홈런을 기록중이다. 이 또한 전체 타자들중 1위. 홈런당 타수는 스크럭스가 12.71, 최형우는 14.00, 한동민은 11.50이다. 타격을 했을 때 홈런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은 타자가 최 정이라는 의미다.
지금의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최 정은 올시즌 약 46개의 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40홈런을 넘길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지난 시즌 최 정의 홈런은 40개였다. NC 다이노스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와 공동 1위였다.
타자들의 전성기는 보통 25세에서 시작해 35세까지 약 10년간 이어진다고 한다. '홈런타자'로서의 최 정의 전성기는 이제 막을 올린 느낌이다. SK의 홈구장은 대표적인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최 정이 유력한 홈런왕 후보임은 틀림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