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갈길이 멀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다 막겠다."
'신태용호의 든든한 수문장' 송범근이 포르투갈의 16강전에서 폭풍 선방을 다짐했다.
송범근은 29일 오후 천안축구센터에서 펼쳐진 16강전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부주장이자 골키퍼로서 대표 인터뷰에 나섰다.
한국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릴 16강전에서 '난적'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패배=탈락'인 '외나무' 토너먼트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연장전, 승부차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신 감독은최후방 송범근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표했다. "만에 하나 가능성에 대비해 승부차기 등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할 것같다. 포르투갈은 쉽지 않은 상대이고,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단 1%의 가능성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골키퍼 송범근이 워낙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같이만 해주면 걱정없이 좋은 결과를 갖고 올 수 있다. 열렬히 믿는다"고 했다.
송범근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14개의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전체 2위를 기록중이다. 우승후보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21개의 슈팅을 2골로 막아내며 총 17개의 세이브를 적립한 뉴질랜드 골키퍼 마이클 우드의 뒤를 잇고 있다. 선방률은 87.5%로 마이클 우드(85%)보다 높다.
승부차기에도 강하다. "5개중 3개를 막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승부차기 선방의 비결에 대해 "생각없이 자신있게 뜬다. 차기 전에 느낌이 오면 그 방향으로 확실히 떠야 한다. 키도 크고, 넘어지면 골대다. 막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최후방을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16강전 필승의 각오를 밝혔다. "지면 집에 가야한다. 늘 그래왔듯이 늘 최선을 다해왔듯이 내일 경기도 간절한 마음으로… 아직 갈길이 멀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막고 싶다." 천안=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송범근 선수의 이름을 차범근 부위원장으로부터 따왔다는데, 인연을 한번 더 이야기해 달라.
▶아빠가 차범근 감독님을 좋아하셔서 그렇게 이름 지으셨다. 어릴 때부터 별명이 차범근이었다. 동네축구하다보면 잘해서 늘 '차범근'이라고 불렸다.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차 부위원장님은 레전드신데, 나도 버금가는 노력해서 꼭 레전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릴 때는 공격수였나.
▶어릴 때 공격수로도 뛰었다. 골 넣는 것을 좋아했다. 부모님의 키가 크시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감독님이 골키퍼를 시키셨다. 하기 싫다고 난리쳤었는데 그게 '신의 한수'가 됐다.
-차범근 부위원장님을 이번 대회에 만난 적이 있는지.
▶바쁘신 관계로 뵙지 못했다. 어릴 때 신용산초등학교, 차범근축구교실 다녔다. 길 가다가 뵌 적 있고 차범근 페스티벌때도 뵀다. 볼 때마다 "송범근이" 하신다. 차두리 형이 "이름이 되게 친근하다"고도 하셨다.
-토너먼트인 만큼 골키퍼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같다.
▶지면 끝나니까 조별예선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 흥분하지 않고 하던대로 차분하게 하다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승부차기에 강한 골키퍼인데.
▶승부차기는 뛰다보면 감이 있다. 승부차기 가면 감대로 최선 다해서 막으려고 하면 막아질 것이다.
-몇개까지 막아봤나.
▶3개까지 막아봤다. 5명중 3명.
-내일은 어떨까.
▶내일 경기 들어가봐야 알 것같다.
-승부차기 잘 막는 비결은?
▶생각없이 자신있게 뜬다. 차기 전에 느낌이 오면 그방향으로 확실히 뜨다보면 키도 크고, 넘어지면 골대다. 막을 수 있다.
-포르투갈 비디오 미팅을 통해 느낀 점.
포르투갈 미팅 했을 때 7번 선수가 위협적이라고 들었는데 사이드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와서 슈팅하는 부분을 보완 잘하겠다. 포르투갈이 침투에 강하기 때문에 나갈 준비 잘해야겠다. 슈팅이 오는 것은 다 막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슈팅이든 다 좋은 슈팅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막겠다.
-신태용호의 분위기메이커인데. 어떻게 분위기를 살리나?
▶노래로 분위기를 살린다. 상황에 맞게 유머러스한 말을 많이 한다. 이기고 나서 라커룸에 들어가서 이승우 선수와 노래하고 춤을 춘다. 제가 흥이 나서 춤추다보면 선수들도 같이 춘다. 그런 분위기가 신난다.
-최후방 골키퍼로서 포르투갈전 각오?
▶지면 집에 가야한다. 늘 그래왔듯이 늘 최선을 다해왔듯이 내일 경기도 간절한 마음으로… 아직 갈길이 멀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막고 싶다.